▲ 양현종의 체인지업은 MLB 연착륙의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다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현종(33·텍사스)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마일(145㎞) 안팎으로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그 구속으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첫 3경기 평균자책점(2.25)이 이를 증명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탈삼진 개수다. 양현종은 올 시즌 12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냈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9.75개인데, 표본의 문제는 있으나 지난해 KBO리그에서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7.78개)보다 높다. 양현종의 KBO리그 통산 이 수치는 7.58개였다.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도 이런 수치를 낼 수 있는 것은 역시 노련한 경기 운영과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 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미네소타전 당시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높은 쪽 빠른 공으로 타자들의 눈을 고정한 뒤,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통산 400홈런 이상을 친 넬슨 크루스도, 30홈런 이상 타자인 미겔 사노도 이 체인지업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양현종의 체인지업은 올 시즌 리그에서도 인정받을 만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양현종은 포심(47%) 다음으로 많은 공을 체인지업(27.9%)에 할애했다.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143에 불과하다. 그런데 스탯캐스트의 안타 확률 보정이 들어간 xBA은 0.098로 오히려 더 낮다. 헛스윙 비율은 50%에 이른다. 아직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양현종의 체인지업에 대처를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득점 가치에서도 양현종의 체인지업은 -2로, 상대 타자들의 득점력을 깎아 먹는 구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체인지업을 50구 이상 던진 투수 중 xBA는 현 시점에서 리그 1위다. 표본이 쌓일수록 이 수치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MLB에서도 통할 수 있을 가능성을 내비친다.

물론 미네소타전에서 보였듯이 체인지업의 제구는 관건이다. 높은 쪽 코스는 미네소타 타자들이 비교적 잘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현종도 다음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낙차가 큰 커브다. 제구가 잘 된 포심에 커브까지 섞으며 카운트를 유리하게 몰아갈 수 있다면, 체인지업의 위력도 이론적으로 배가될 수 있다. 체인지업이 양현종의 성공 키워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박진영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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