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홍승희, 탕준상, 이제훈. '무브 투 헤븐'.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눈물 흘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남겨진 물건으로 떠난 사람의 마지막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 이제훈 탕준상이 만난 위로와 희망의 시리즈 '무브 투 헤븐'이 출격을 알렸다. 

12일 오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이제훈 탕준상 홍승희와 김성호 감독이 참여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와 그의 후견인 상구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10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국내 1세대 유품정리사 김새별 대표의 논픽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과 '엔젤 아이즈'의 윤지련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 이제훈. '무브 투 헤븐'. 제공|넷플릭스
조상구 역 이제훈은 "외적인 모습을 조상구처럼 하고 다녀야 했다. 주위 사람들이 저를 기피했다. '왜 저러고 다녀' 그랬다"며 "평소와 너무 다르고, 친해지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그런 모습을 '무브 투 헤븐'으로 보여드리는 한편, 어떻게 스며드는가를 보여드리면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웃음지다.

그는 "조상구는 과거에는 복싱선수였고 현재 불법격투기 선수다. 자기 몸을 함부로 쓰며 거칠게 사는 인물이다. 터프하고 거친 면모를 이종격투기를 통해 표현할 수 있었다"며 "준비를 많이 했다. 실제로 링 위에서 싸워야 하는 장면도 많았다. 신체적 모습이나 터프한 액션 등을 '무브 투 헤븐'을 통해 보여드리게 돼 저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조상구에 대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부정적이고, 온정을 느끼지 못한 채 외롭게 살아온 인물이다"라고 설명하며 "그런데 '무브 투 헤븐'에서 그루와 나무를 만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변해간다. 상고의 모습이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김성호 감독은 "이제훈의 팬이다. 언젠가 함께 해보고 싶 다 그러던 차에 조상구란 캐릭터를 만났다. 어떤 배우라도 좋아할 캐릭터라 생각했고, 잘 해주실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상구는 남모를 비밀이 있다. 깜짝 놀라게 해드리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이제훈은 영화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사회의 단절, 소통의 부재가 심각하게 살아가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며 "시청자들이 공감하시고 주위를 둘러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브 투 헤븐'에 에피소드 별로 담겨 있기에 꼭 보시고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시나리오를 보며 그런 부분을 많이 느꼈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때가 없었다. 에피소드의 사연과 주인공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이야기를 많은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무브 투 헤븐'의 홍승희, 김성호 감독, 이제훈, 탕준상. 제공|넷플릭스
방송 중인 SBS '모범택시'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헤 사적 복수를 대행하는 캐릭터를 그리고 있는 이제훈은 사회적 이슈를 머금은 작품에 연이어 출연해 또한 눈길을 모았다. 그는 이에 대해 "'모범택시'가 복수하는 이야기라면 '무브 투 헤븐'은 유품정리를 통해 사연을 듣고 다른 이에게 유품을 전달하는 이야기다. 고독사, 해외입양, 데이트폭력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고 차이를 짚었다.

이어 이제훈은 "의도치는 않았지만 배우로서 사람을 연기하고 또 사람을 관찰하고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가족, 사회,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파고들게 된다"며 "이런 작품을 선택하도록 시각이 변화되는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달해드릴 수 있게 돼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탕준상. '무브 투 헤븐'. 제공|넷플릭스
탕준상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로, 생소한 물고기 이름과 세부정보를 줄줄 꿰는 캐릭터 그루를 맡았다. '사랑의 불시착' 등 여러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온 탕준상은 이번 '무브 투 헤븐'으로 처음 주연을 맡아 더욱 눈길을 모았다.

탕준상은 "다른 공부는 잘 안 외워져도 대사는 잘 외워진다. 여러 번 연습을 해서 외우고 외우고 또 읽고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제훈은 "나라면 못 했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고, 김성훈 감독은 "천재다. 줄줄이 하는 원테이크 신이 있는데 그것을 NG없이 하는 배우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탕준상은 야스퍼거 증후군 캐릭터와 관련해 "그루는 특히 감정표현에 서툴고 변화가 크게 없다. 그럼에도 감정 변화가 있을만한 장면에서는 어떻게 차이를 둬야 하나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미드 '굿닥터'의 숀을 참고하며 저를 만들어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제훈 선배처럼 저도 대본을 보며 눈물을 안 흘린 대목이 없었다. 19년 밖에 살지 않았지만 내게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마음을 느껴주셨으면 좋겠고, 유품 정리사에 대해서도 알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홍승희. '무브 투 헤븐'. 제공|넷플릭스
'나빌레라'로 주목받은 홍승희도 '무브 투 헤븐'으로 다시 시청자와 만난다. 홍승희는 자신이 맡은 나무 역에 대해 "동네 친구로 시작해 오랜 시간 그루를 봐 온 친구"라면서 "그루를 향한 세상의 편견에서 그루를 지켜주면서 나무처럼 지켜주려 하는 밝고 당찬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호 감독은 홍승희에 대해 "나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지녔다. 엄청나게 오디션을 봤다. 몇백명을 본 것 같다. 최종적으로 홍승희씨를 선택한 것은 그 에너지 때문"이라며 "연기도 할 수 있지만, 실제 그 에너지를 갖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도 상구에게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에너지가 몸에 배어 있다"고 귀띔했다.

김성호 감독은 '무브 투 헤븐'을 통해 처음 시리즈물 연출에 도전했다. 그는 "'개를 훔치는 방법'을 연출하면서 영화가 가진 위로의 힘을 되새기게 됐다. '무브 투 헤븐'으로 담담하지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엄청난 신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유품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사회가 각박할 수 있다. 누군가가 돌아가셨는데 정리해 줄 사람이 없다거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도시에서 일어나는 슬픈 일"이라며 "유품정리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우리가 주변을 돌아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코로나로 우리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금만 둘러보고 관심을 가지면 우리가 많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감독은 "유품정리를 통해 고독사, 사회적 이슈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그들'을 직접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현실을 잊고 싶어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하지만 가끔은 드라마를 통해 현실을 둘러보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무브 투 헤븐'은 오는 14일 넷플릭스로 전세계 190개국에 공개된다.

▲ '무브 투 헤븐' 김성호 감독.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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