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서튼 롯데 신임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감독 교체’는 대개 팀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더그아웃의 팀 리더십은 물론 팀의 방향까지 한 번에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신중하게 써야 할 카드이기도 하다.

롯데는 11일 허문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하위권에 처진 팀 성적도 성적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프런트와 현장의 방향성 차이였다. 성민규 단장으로 대변되는 프런트와 허문회 감독이 이끄는 현장은 지난 1년간 이 방향성을 놓고 불협화음이 자주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견이 자주 노출되며 팀을 곤란하게 했다. 

결국 롯데는 계약 기간이 1년 반이나 남은 허 감독을 전격 경질하며 이 문제를 극약처방으로 도려냈다. 허 감독의 실패이기도 하지만, 사실 롯데의 실패이기도 하다. 허 감독을 선임한 주체도 롯데였기 때문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래리 서튼 감독은 리빌딩이 아니라 리스타트에 가깝다고 했다. 성적과 육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으나 사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롯데는 서튼 감독 부임 이후 2경기에서 모두 졌다. 감독 교체 효과를 기대했지만, 경기력에서 그런 조짐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롯데는 2경기 만에 냉정한 현실로 돌아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년 사례를 봐도 올해가 최악의 출발이다. 롯데는 올해 첫 31경기에서 12승19패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첫 31경기 최저 승률은 2019년의 12승19패였는데 올해 똑같다. 당시 롯데는 48승93패3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서튼 감독이 분위기를 빨리 수습하지 못한다면 시즌 중반 이후 경기가 무의미했던 당시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기본적으로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가운데 최준용이 빠진 불펜도 헐거워졌다. 야수진은 신용수 나승엽 등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효과는 크지 않다. 감독 교체 카드까지 쓴 마당에 이보다 더 강한 카드는 쥐고 있지 않은 롯데다. 롯데의 5·6월 성적이 굉장히 중요한 이유인데 주축 선수들과 신규 선수들의 조화로운 하모니를 빨리 만들어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