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불펜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는 최민준(왼쪽)과 장지훈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민준(22·SSG)은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는 투수였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기량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원형 SSG 감독도 캠프 기간 내내 최민준을 주시하며 테스트를 거쳤다.

그러나 연습경기 막판부터 컨디션이 떨어졌고, 결국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올해 1군 첫 경기였던 4월 27일 kt전에서도 부진했다. 당시 최민준은 1⅔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으며 무려 7실점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다시 2군행도 고려할 만한 했다. SSG 마운드에 그렇게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은 최민준을 2군에 보내지 않았다. 실점보다는 과정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먼저 본 결과다. 조금만 고치면 나아질 것이라 확신했다. 김 감독은 1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최민준은 캠프와 시범경기 때 보니 스트라이크에 던질 수 있는 매커니즘이나 능력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볼을 너무 쉽게 던진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공 하나를 던질 때 집중력 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떠올리면서 “1군 왔을 때 얻어 터졌는데, 그래도 경험만 쌓으면 괜찮겠다 싶어서 남겨놨다”고 했다.

올해 입단한 대졸 루키 장지훈(23)도 사실 김 감독이 보는 앞에서의 첫 경기는 좋지 않았다. 2군 캠프에 간 장지훈은 좋은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고, 1군 시범경기에 왔다. 그러나 긴장한 탓인지 1⅓이닝 동안 4실점하고 무너졌고 다시 2군으로 갔다. 그래도 김 감독은 장지훈의 장점을 눈에 담아두고 있었다. 김 감독은 당시 장지훈의 문제도 문제지만, 포수의 리드도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그리고 마운드 운영에 변수가 생기자 김 감독은 지체 없이 장지훈을 호출했다. 단순히 실점에만 주목했다면 있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두 선수가 SSG 마운드에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확고한 필승조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줘야 할 일을 두 선수가 해주고 있다. 점수 차가 크거나, 혹은 애매할 때 이닝을 끌어주고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하는데 최민준 장지훈의 활약상이 제법이다. 김 감독 또한 “필승조들은 정해놓고 갔지만, 뒷받침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필승조는 일주일에 이기는 경기 2~3경기만 나가도 피로가 쌓인다”면서 두 선수의 활약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최민준은 첫 경기 8실점 이후 다음 6경기에서는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7⅔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딱 3개다. 선발로 큰 선수인 만큼 멀티이닝 소화도 가능하다. 장지훈도 평균자책점 9.31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발이 무너지거나 가용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닝이 늘어나다 실점하는 경우가 있었을 뿐, 2이닝 이하 경기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을 발휘했다. 김 감독은 “민준이와 지훈이가 팀에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박수를 쳤다.

장지훈은 조웅천 코치와 상의해 체인지업을 익히면서 경쟁력이 업그레이드됐다. 대학 시절까지 던지지 않았던 구종인데 습득이 빠르다. 김 감독도 “(시범경기 당시) 체인지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체인지업 감각이 있는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최민준은 워낙 좋은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고 커브 구사 능력도 괜찮다. 구속이 조금 더 올라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령탑의 남다른 눈이 SSG 마운드의 미래도 키우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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