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반등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는 켄리 잰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켄리 잰슨(34·LA 다저스)은 2012년 다저스의 마무리로 승격된 이후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불펜 투수의 수명이 선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을 고려하면, 10년 넘게 팀 클로저를 지키는 것은 전례를 찾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와중에 개인 통산 31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위력적인 커터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전성기에서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았고, 몇 차례 중요한 경기에서 ‘불쇼’를 저지른 잰슨은 리그에서 가장 비판을 많이 받는 마무리가 됐다. 실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잰슨의 평균자책점은 3.34였다.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었지만 엘리트 마무리의 숫자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2010년 데뷔 후 2018년까지 54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2.20에 불과했던 잰슨이라 더 그랬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도, 2021년 시즌을 앞두고도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잰슨을 계속 마무리로 기용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그때마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잰슨이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피해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잰슨은 시즌 첫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5로 반등에 성공했다.

세부 지표에서 다소 불안한 점은 있다. 탈삼진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올해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은 0.100으로 자신의 통산(.267)보다 비정상적으로 낮다. 타석당 투구 수도 늘어났다. 분명 전성기 당시의 압도적인 감은 아니다. 그래도 일단은 실적을 쌓고 있다. 15일에는 모처럼 예전을 연상시키는 강속구를 던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잰슨은 15일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9-6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세이브를 쌓았다. 특히 첫 타자 코리 디커슨을 파울팁 삼진으로 잡아낸 4구 싱커는 96.8마일(155.8㎞)이 찍혔다. 이는 2017년 7월 17일 마이애미전에서 저스틴 보어에게 던진 97.4마일(156.8㎞) 이후 자신의 최고 구속이었다. 2017년 이후 던진 공 중에서는 두 번째로 빨랐다.

잰슨의 지난해 커터 평균구속은 90.9마일(146.3㎞), 싱커는 92.3마일(148.5㎞)이었다.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임은 물론 2019년에 비해 당혹스러울 정도로 급감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커터가 91.5마일(147.3㎞), 싱커는 92.9마일(149.5㎞)로 소폭 올랐다. 불안한 세부 지표에서 잰슨의 반등이 완결판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날의 96.8마일은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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