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빈(왼쪽)-김민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아직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부분이 나온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5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전날(14일) 선발로 나선 우완 곽빈(22)의 평가에 대해 ‘보류’에 가까운 답을 내놨다. 질책을 하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다만 더 잘 던질 수 있는 투수인데, 아직 그런 부분이 100%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사령탑의 기대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배명고를 졸업하고 2018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곽빈은 팀 마운드의 미래 중 하나로 불린다. 2018년 32경기에서 3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7.55를 기록했다.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고졸 신인이 32경기에 나갔다는 자체를 더 주목해야 한다. 다만 이후 1군 기록이 없었다. 고교 때부터 많은 부하가 걸렸던 팔꿈치가 버티지 못했다. 그렇게 2년의 긴 재활이 시작됐다.

수술을 받은 곽빈은 재활 2년차인 지난해에도 1군 복귀가 무산됐고, 올해 1군 무대에 다시 섰다. 14일이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6㎞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인 구위는 점차 돌아오고 있다. 다만 5이닝 이상 소화는 한 번이었다. 14일 인천 SSG전에서도 5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4⅓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을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50구 이후 제구가 흔들리거나 공이 뜨는 경향이 강했다. 다만 김 감독은 투구 수에 따른 문제라기보다는 아직 100%를 찾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공을 던지는 자신감이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다. 공 자체는 좋은 공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 공을 아직 못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대치가 꺾인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선수 스스로 노력한다면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믿었다. 김 감독은 “나가면서 좋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 제구력에 신경을 쓰다 보니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던지면서 느끼면 좋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 그걸 해내야지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곽빈의 뒤에 붙어 나온 투수는 1999년생 동갑내기 우완 김민규(22)였다. 김민규는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팀이 7회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투수 타이틀도 챙길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그 정도 던져줘야 한다. 어제 그 정도 모습만 나오면 활용폭이 넓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필승조(이승진 홍건희 김강률)가 연투 등의 사정으로 못 나올 상황이 되면, 김민규가 그 몫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의 필승조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투수라는 기대다.

김민규는 지난해 29경기에서 1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다만 올해 출발이 좋지 않았다. 7경기 평균자책점은 8.74다. 2군에도 한 차례 다녀와 14일 경기를 앞두고 등록됐다. 복귀전에서 좋은 모습으로 기대를 키웠다. 

두산은 시즌 초반 마운드가 나름 선전하고 있는 편이다. 1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LG(3.68)와 삼성(3.93)에 이은 리그 3위다. 그러나 속사정이 여유 있는 건 아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아슬아슬한 지점이 있다. 그 지점을 곽빈과 김민규라는 영건들이 멋지게 채워주길 기대하는 게 김태형 감독이다. 갈수록 나아지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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