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손 골절로 장기 결장이 우려되는 코리 시거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코앞에 두고 악재가 생겼다. 코리 시거(27·LA 다저스)가 오른손 골절로 당분간 전열에서 이탈한다. LA 다저스에도 큰 악재지만, 시거도 한숨을 내쉴 만한 상황이다.

시거는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2-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손에 공을 맞았다. 마이애미 좌완 로스 뎃와일러의 빠른 공이 다소 몸쪽 높게 형성됐는데, 시거가 이 상황에 반응하다 오른손을 맞았다. 시거는 곧바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경기에서 교체된 뒤 검진을 받았다. 스윙이 나가다 맞은 터라 더 심각해 보였다.

결과는 오른손 골절로 알려졌다. 정확한 복귀 일정은 추가 검진 뒤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골절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달렸다. 보통 골절은 뼈가 완전히 붙은 뒤 근력을 회복하고, 다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를 밟는다. 미세 골절이라고 해도 복귀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린다. 만약 상태가 더 심각하면 장기 결장도 배제할 수 없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어떤 선수도 장기 결장으로 잃는 일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고, 팀 성적이 다소간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다저스 상황에서 시거의 결장은 큰 악재라고 할 수 있다. 당장 팀에는 풀타임 유격수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 유망주 개빈 럭스가 있지만, 어느 정도의 몫을 해줄지는 알 수 없다.

시거 개인적으로도 FA를 눈앞에 두고 당한 부상으로 아쉽다. 2015년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시거는 통산 578경기에서 타율 0.293, OPS(출루율+장타율) 0.857을 기록한 리그 정상급 유격수다. 2016년에는 26홈런, 2017년에는 22홈런을 치며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2016년 신인왕, 2016년 MVP 투표 3위, 두 차례의 올스타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MVP이기도 했다.

시거의 FA 자격을 앞두고 시장은 호의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였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가 14년 총액 3억4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것에 이어, FA를 1년 앞둔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도 10년 총액 3억4100만 달러에 사인했기 때문이다. 좋은 유격수들이 리그에 쏟아지는 상황에서 시거의 가치도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린도어가 더 좋은 수비수이기는 하지만, 공격 성적은 시거도 뒤지지 않는다. 린도어는 MLB 809경기에서 타율 0.282, OPS 0.825를 기록했다. 시거는 타율과 OPS에서 모두 린도어보다 높다. 지난해에는 52경기에서 타율 0.307, OPS 0.943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도 시범경기부터 타격 페이스가 좋았고, 최근 6경기에서는 타율 0.375, 4타점을 기록하며 하락세에서 빠져 나온 상황이었다.

물론 시거는 이미 능력이 여러 방면에서 알려진 선수고, 이번 부상이 그의 가치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를 더 끌어올릴 소중한 시간이 부상으로 날아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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