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장원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장)원준이가 본인이 해왔던 것을 지금 많이 내려놓고 중간에서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베테랑 좌완 장원준(36)의 변신을 긍정적으로 지켜봤다. 장원준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불펜에서 기회를 얻고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2018년부터 3시즌을 고생한 뒤 받아들인 변화다. 원포인트 릴리프 또는 롱릴리프로 팀이 원하는 상황에 맞춰 마운드에 섰고, 8경기에서 2홀드, 7이닝,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장원준은 2015년부터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며 두산의 전성기를 이끈 투수로 평가 받는다. 2015년(12승)과 2016년(15승) 국내 에이스로 활약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17년에는 입단 이래 최다인 180⅓이닝을 책임지며 14승을 거뒀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08년부터 2017년까지 8년 연속 10승 진기록을 작성할 정도로 마운드 위에서 꾸준했다.   

김 감독은 부임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내부 FA 유출을 경험하면서도 "구단에서 부임 첫해 장원준(4년 84억원)을 영입해주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늘 이야기한다. 우승 감독으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서 장원준의 비중이 그만큼 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29승 투수도 생존을 위해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장원준은 2018년 시즌 24경기에서 3승, 71⅔이닝, 평균자책점 9.92로 부진한 뒤 슬럼프에 빠졌다. 김 감독은 이 기간 장원준의 불펜 전환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장원준은 선발로 나서는 그림이 맞는 것 같다"며 2군에서 재정비를 지시했다. 

그렇게 3년을 보내고 나서야 감독도 선수도 변화에 적응했다. 일단 장원준의 몸 상태나 구위 자체가 좋아졌다. 지난해까지는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30km 후반대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140km를 웃돌고 있다. 타자들을 툭툭 맞혀 잡으면서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충분히 덜어주고 있다.    

김 감독은 "원준이가 공 던지는 스타일이 초반에 몸이 잘 안 풀리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불펜으로) 준비를 잘하고 있다. 구속도 많이 좋아졌다. 중간에서 좌타자들을 막고 있는데, 지금 정도만 해줘도 된다"라고 호평했다. 

이어 "원준이가 본인이 지금 해왔던 것을 많이 내려놓고 중간에서 던지는 게 쉽지 않다. 본인이 자기 역할을 맡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며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인 베테랑을 격려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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