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활 등판 일정에 임하고 있는 차우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데뷔 이후 중간과 선발에서 ‘마당쇠’ 임무를 한 차우찬(34·LG)은 어느덧 KBO리그 좌완 역사에 남을 선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통산 110승(78패)을 올렸다. 110승은 KBO리그 역대 다승 순위에서 22승에 해당한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많은 실적을 남겼다.

그러나 통산 111승이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깨 부상 때문이다. 차우찬의 1군 마지막 등판은 2020년 7월 24일이다. 왼 어깨에 통증이 생겨 그 뒤로는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LG나 차우찬에게나 큰 타격이었다. 대권 도전에 나섰던 LG는 팀 토종 에이스의 부상 공백을 결국 메우지 못했다. 생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앞두고 있었던 차우찬도 낭패였다.

인센티브가 주가 된 계약을 한 차우찬은 현재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2군에서 재활 등판 일정을 소화한다. 5월 18일 KIA전에서 2이닝, 5월 23일 한화전에서 2이닝을 던졌다. 23일 경기에서는 실점은 없었으나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지금 차우찬에게 경기 성적이 중요한 건 아니다. 얼마나 아프지 않고, 어깨 상태가 얼마나 정상적이느냐가 문제다. 일단 예정된 투구 수는 채웠다는 게 긍정적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나흘 만에 50구 예정이었으니 정상적으로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다행스럽게 정상적으로 페이스는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다만 일반적인 선수와는 조금 다른 재활 등판 계획을 짜겠다고 밝혔다. 민감한 부위를 다쳤고, 나이가 있는 만큼 더 신중하게 보겠다고 공언했다.

보통 50개를 던진 투수의 다음 단계는 60~70구 정도다. 그 다음이 80구, 많으면 90구 정도를 던지고 이상이 없으면 1군에 온다. 그러나 류 감독은 “우찬이는 공백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조금 더 확인하는 기간을 늘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상의를 투수코치와 했다”면서 “일반적으로 선발 준비하는 것보다는 컨디션을 세밀하게 체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우찬은 전성기 당시 마음만 먹으면 140㎞대 중·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에도 구속 저하가 뚜렷했고, 우려대로 어깨에 문제가 있었다. 예전의 구속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다. 류 감독도 “구속을 가지고 평가를 하는 것보다는 변화구 무브먼트나 트랙맨에서 나오는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볼 것이다. 1군에 와서 경쟁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전체적으로 보려고 한다”고 했다.

선발이 아니면 1군은 힘들다. 차우찬의 어깨 상태를 봤을 때 연투는 쉽지 않다는 게 LG의 판단이다. 롱릴리프로서의 몫은 하겠지만, 연투가 안 되는 투수를 불펜에 넣으면 어느 순간 가용 인원이 줄어들고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어찌됐건 차우찬은 선발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00구를 던질 수 있는 어깨를 만들어야 하고, 지금 재활 과정은 향후 선수 생명을 좌우할 중요한 시간이다.

통산 111승을 향한 지금 과정이 순탄하게 풀려야 120승, 130승을 향한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가 차우찬의 재활 과정을 숨죽여 지켜보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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