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현 LG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는 21일부터 23일까지 인천에서 열린 SSG와 3연전에서 악몽을 꿨다. 수비는 흔들리고, 타선은 힘이 없었고, 믿었던 외국인 투수들까지 무너졌다.

21일 첫 경기에서는 희대의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기껏 9회 홈런 두 방으로 경기를 뒤집었는데, 마무리 고우석이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더니 마지막에는 런다운 플레이에서의 혼동으로 허무한 끝내기 점수를 줬다. 22일에는 케이시 켈리, 23일에는 앤드류 수아레즈가 차례로 나섰으나 오히려 경기를 모두 다 내줬다. 1위를 추격하던 순위는 6위까지 내려갔다.

말 그대로 난국이었다. 꼭 첫 경기에서의 어이없는 실수가 아니더라도, 세 경기 내내 수비가 흔들렸다. 흔들린 수비는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며 더그아웃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공격은 힘을 쓰지 못했다. LG는 3연전 기간 중 타율 0.225에 머물렀고, 잔루는 29개나 됐다. 공격의 흐름이 곳곳에서 뚝뚝 끊겼다.

류지현 LG 감독은 23일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주초 집중력이 좋았다가 인천에 와서 확 떨어진 경향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팀의 위기는 아니라고 했다. 7연전 일정에서 2승4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23일 이기면 3승4패, 나름 5할에 가까운 성적으로 일주일을 마무리한다고 했다. 류 감독은 “우리 페이스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23일 경기 결과도 실망스러웠다.

역시 수비와 타격의 문제가 도드라졌다. 내야 사령관인 오지환이 빠진 공백은 꼭 유격수 자리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서 드러냈다. 포수 유강남은 첫 경기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심리적인 부담 탓인지 이어진 2경기에서도 송구를 뒤로 빠뜨리는 등 그답지 않은 경기를 했다. 정주현도 23일 대형 실책을 저질렀고, 신인급 선수들은 경험이 무시할 수 없는 힘임을 역설적으로 증명해야 했다. 타격도 7경기에서 0.209에 그쳤다.

다만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이틀의 휴식일이 있었다. 차분하게 머리를 정리하기는 충분한 시간이다. 타격은 향상될 여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는데다, 올해 인플레이타구 타율(BABIP)이 유독 낮은 LG이기도 하다. 리그 평균이 0.310인데, LG는 0.273에 불과하다. 9위 삼성(.299)과도 큰 차이가 난다. 3연전 중에도 잘 맞은 타구가 외야수 정면으로 가는 일이 꽤 있었다. 조바심보다는 냉정함이 필요할 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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