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이 벌레를 쫓아내며 웃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불행히도 김광현에게 우리(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비밀 무기가 걸린 것 같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33)은 25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와 원정 경기에 등판했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문제 상황은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1, 2루 레우리 가르시아를 상대하다 발생했다. 풀카운트 싸움을 펼치다 돌연 김광현이 마운드 아래로 팔을 휘저으며 이탈했다. 날벌레가 시야를 방해해서다. 

김광현은 글러브를 낀 팔로 여러 차례 휘저으며 벌레 퇴치에 나섰고, 화이트삭스 홈팬들은 '우~'라고 야유하는 소리를 냈다. 김광현은 멋쩍은 듯 웃은 뒤 다시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7구째 체인지업을 던져 가르시아를 파울팁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때 중계진이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이 경기는 'NBC스포츠 시카고' 채널이 맡아서 진행했다. 중계진이 화이트삭스에 편향된 중계를 하는 상황이었다. 

캐스터 제이슨 베네티는 "김광현이 몸이 뒤로 젖히면서 풍차를 돌리고 있다. 카디널스의 돈키호테!"라고 외쳤다. 

그러자 스티브 스톤은 "불행히도 김광현에게 중요한 투구를 할 때 윙윙거리도록 만들어진 작은 잠자리 로봇인 우리의 비밀 무기가 걸린 것 같다"고 농담을 더했다. 

미국 프로스포츠 팬 칼럼니스트 사이트인 '팬사이디드'는 중계진의 말을 인용해 "화이트삭스의 비밀 무기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든, 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광현은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광현은 여러 차례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지만, 끝내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6회 2사 1루에서 앤드류 본에게 좌월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가르시아까지 볼넷으로 내보낸 김광현은 다니엘 폰세데레온과 교체됐다. 폰세데레온이 팀 앤더슨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해 1-4까지 벌어지면서 세인트루이스는 승기를 완전히 뺏겼다.  

김광현은 5⅔이닝 104구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해 시즌 2패(1승)째를 떠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73에서 3.09로 올랐다. 세인트루이스는 1-5로 졌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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