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좌완투수 양현종.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겨우 한 경기 부진일 뿐이다.”

마운드의 새 얼굴이 가장 힘든 하루를 보냈지만, 사령탑의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좌완투수 양현종(33)과 크리스 우드워드(45) 감독 이야기다.

양현종은 26일(한국시간) 앤젤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3⅓이닝 5피안타 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7실점 난조를 보였다. 초반부터 결정적인 홈런 2방을 내준 가운데 4회말 집중타를 맞고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현종답지 않은 경기였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후 날카로운 변화구와 안정감 있는 제구로 호투를 이어가던 양현종은 이날따라 컨트롤과 구위가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직구는 스트라이크존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변화구는 밋밋하게 들어가기 일쑤였다.

결국 양현종은 올 시즌 들어 가장 힘든 하루를 보내야 했다. 먼저 1회말 선두타자 저스틴 업튼에게 중월 솔로포를 맞은 뒤 2회 재러드 월시에게 우월 2점홈런을 내줬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멀티홈런을 허용한 순간이었다.

이어 3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양현종은 그러나 4회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안타와 볼넷, 폭투 등으로 무사 2·3루로 몰렸고, 월시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테일러 워드에게 기습번트를 허용해 추가 1실점했다.

집중타를 맞으며 흔들린 양현종은 커트 스즈키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데이비드 플레처의 타석을 앞두고 브렛 디 거스와 교체됐다. 이때 양현종의 투구수는 겨우 60개였지만, 구위가 온전치 않다고 판단한 텍사스 벤치는 일찌감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어 디 거스는 후속타자 플레처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업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오타니 쇼헤이에게 우월 3점포를 허용해 양현종의 이날 성적은 3⅓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탈삼진 7실점이 됐다.

현재 양현종의 입지는 대체 선발이다. 기존 투수들의 부진과 아리하라 고헤이의 부상 등으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양현종이 대체 카드로 투입됐다. 이후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과 20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각각 3⅓이닝 4피안타 1실점, 5⅓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고 청신호를 밝혔다.

비록 양현종은 이날 에인절스전에서 흔들렸지만, 당분간은 현재 입지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사령탑의 굳건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후 우드워드 감독은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지난 경기와 달리 변화구 계통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양현종은 계속 잘 던져왔다. 오늘 한 경기를 잘 던지지 못했을 뿐이다”며 감쌌다.

향후 입지와 관련해서는 에둘러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메이저리그 투수라면 다음 경기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양현종도 다음 등판에서 그렇게 해주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양현종 본인에게 기회가 달려있음을 암시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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