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민병헌. ⓒ 부산,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사직, 신원철 기자] 롯데 민병헌이 1군에 돌아왔다. 26일 1군 콜업 후 곧바로 5번타자 중견수 선발 출전. 경기 전에는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도 했다. 그는 "선수단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다. 내가 와서 그런가"하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 기분이 어떤지.

"똑같다. 엄청 설레고 긴장되고 그럴 것 같았는데, 아직 경기 전이라 그렇지는 않다. 막상 나가면 긴장할 것 같다."

- 훈련을 더 즐겁게 하는 것 같았다. 

"일부러 더 밝게 하려고 했다. 다시 나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밝게 했다."

- 수술이 결정된 뒤 복귀 시점을 예상하기가 어려웠는데. 

"내가 일찍 와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는데, 그런 면에서 긴장되고 부담스럽기는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어제(25일) 감독님 만나뵙고 내 의견을 전했다. 신경 써주시지 않을까 한다."

"내가 모든 경기를 전부 다 뛸 수는 없다. 휴식을 받을 때 감독님은 그냥 쉬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나는 경기 후반에는 나갈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 퓨처스리그는 기록이 괜찮았는데.

"복귀를 생각할 때부터 타격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수비와 주루가 돼야 타격도 된다고 생각했다.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다."

"전력으로 뛰었을 때 방향전환을 해도 무리가 없고, 내 몸이 버텨지더라. 그래서 복귀 의사를 밝혔다."

- 작년에는 부진에 의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컨디션 문제도 있었을텐데. 

"기록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을 것 같다.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나도 인정하기 시작했다."

"막상 나가서 못하면, 4타수 무안타로 끝나면 열받아서 헬멧 던질 수도 있고, 끝나고 더 치다 갈지도 모르겠다."

- 선수단 분위기도 좋아졌을 것 같은데.  

"분위기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내가 와서 그런가."

"선수들 얼굴을 보면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밝아진 느낌이다. 물론 야구를 잘 해서 이겨야 하는 것도 맞는데, 결과 밖의 요소로 바뀌는 면도 있다. 기대하고 있다."

- 몸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약을 먹고 있다. 면역력이 부족해서 백신을 못 맞았다. 그렇다고 안 뛸 수는 없는 거다. 들이받아보겠다."

"매일 뛸 수 없는 만큼 그라운드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 몫까지 해낸다는 책임감을 안고 있겠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고, 갑자기 이틀 연속 못 뛰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컨디션이 좋으면 연달아 나갈 수도 있다."

- 동료들 반응은?

"오늘은 잘 받아줬는데 내일은 똑같을 것 같다. 한국시리즈 우승해도 그날 당일만 좋다."

- 팀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데, 주장으로 겪은 지난해는 어땠나.

"선수들의 의욕은 분명히 있다. 그게 뜻대로 안 되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선수 본인이 더 잘 안다. 더 열심히 하려는 의욕까지 소진되곤 한다. 그런 면들이 안타까웠다. 바꿔야 한다. 조금 더 재미있게, 더 열심히 뛰면서 상대가 까다롭게 느끼는 팀이 됐으면 한다."

- 사직구장 오가면서 후배들에게 조언한 점이 있다면.

"수비를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은 선수 자신이 더 잘 안다. 야구 실력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많이 했었다. 퓨처스팀과 1군 오가는 선수들에게 그런 조언을 자주 했다."

- 퓨처스팀 분위기는 어떻던지.

"승패에 대한 압박감은 덜하다. 그런데 1시 경기라 덥다. 열악한 환경에서 뛰고 있으니 1군에 가고싶다는 욕심을 안고 뛰었으면 좋겠다. 1군에서 뛸 수 있는 경쟁력을 가졌으면 한다."

- 표정이 한결 밝아진 느낌이다.

"경기력이 안 좋으면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래도 밝게 하려고 한다. 작년에는 나 스스로 어두운 표정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았다."

- 올해 주장 전준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내려놓으라는 말은 아니고, 어느정도는 잡아둔 상태로 편하게 했으면 한다. 작년에는 나 자신이 안 풀리다보니까 힘들었다."

- 응원해준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 때문에 복귀 의지가 더 강해졌다." 

- 퓨처스팀에서 먼저 만난 서튼 감독, 어떤 사람인가.

"경기 내용이 안 좋으면 금방 얼굴이 붉어지신다. 이기려는 야구를 하는 분 같다. 해이한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 분, 선수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관리 안 된다. 기자분들도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것 아닌가. 모든 일은 스트레스가 따른다. 나는 더 큰 일을 미리 막았기 때문에 그점에 감사하며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벽을 치다가 손을 다치면 어떡하나. 그렇다고 밤에 술을 먹었다는 다음 날 경기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 면은 어렵다."

- 복귀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관심을 받아서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팀 순위 탓에 부담은 된다. 그래도 그만큼 더 집중은 잘 될 것 같다. 실력은 다 비슷하다. 집중의 차이가 결과를 가른다고 본다. 내일은 힘들지 몰라도 지금 당장은 재미있을 것 같다."

- 야구가 더 그리워졌나.

"그러니까 더 일찍 복귀하지 않았을까." 

민병헌은 지난 2019년 뇌동맥류 이상을 발견한 뒤 약물 치료로 상태를 관리하며 선수 생명을 이어왔다. 그런데 지난해 말 상태가 악화하면서 수술 소견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수술을 받고 다시 유니폼을 입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 왔다.

지난 2월에는 퓨처스팀 엔트리에 등록됐고, 4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었다. 10경기에서 타율 0.429(21타수 9안타), 출루율 0.500, 장타율 0.857, 3홈런, 9타점으로 빠르게 실전 감각을 회복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26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민병헌의 몸 상태를 꾸준히 지켜보며 출전 시간을 관리해주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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