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외야수 채은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며칠 사이 책임감이 달라진 가장은 더욱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LG 트윈스 외야수 채은성(31)이 가장으로 처음 나선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채은성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4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하고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채은성의 출장은 여러모로 의미가 남달랐다. 아버지가 된 뒤 나서는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이틀 전인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황급히 1군에서 말소됐다. 아내의 출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곧바로 서울로 올라간 채은성은 다음날 첫딸의 탄생을 함께했고, 이날 다시 1군으로 돌아왔다.

경황이 없던 시간을 보낸 채은성이었지만, 선수로서의 책임감은 외면할 수 없었다. 1군 복귀와 함께 4번 우익수라는 중책을 맡았다. 경기를 앞두고 LG 류지현 감독은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고 들었다. 채은성의 표정도 좋아졌다. 앞으로 조금 더 힘을 내서 하지 않을까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사령탑의 믿음을, 채은성은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화답했다. 공격의 물꼬가 트이는 순간에는 채은성이 있었다.

채은성은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로베르토 라모스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좌완투수 요키시의 투구폼을 완벽하게 캐치해 스타트를 뺏어냈다.

채은성의 도루로 무사 2루 찬스를 잡은 LG는 라모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다시 채은성이 움직이면서 물꼬가 트였다. 채은성은 유강남의 타석 때 재차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번에도 스타트 싸움에서 이긴 채은성의 센스가 빛났다.

요키시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배터리를 당황하게 한 LG는 유강남의 좌전 적시타로 손쉽게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진 4회에서도 채은성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채은성은 다시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키움 중견수 이정후가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사이 2루까지 도달했다.

채은성이 다시 밥상을 차리자 LG 타선은 활발하게 돌아갔다. 라모스의 2루수 땅볼 때 채은성은 3루까지 향했고, 유강남의 좌전 적시타 때 추가점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채은성의 출루와 주루는 LG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LG는 먼저 2-0으로 앞선 뒤 6회 1점을 내줬지만, 8회 김현수의 쐐기 솔로홈런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이라는 선물도 함께 안았다.

경기 후 만난 채은성은 “평소 하던 대로 열심히 뛰었다. 그래도 아이가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니까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고 웃었다. 이어 “경기를 앞두고 코치님과 도루 타이밍과 관련된 정보를 나눴다. 프로 데뷔 후 처음 한 경기 2도루를 했는데 딸에게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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