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야수진의 새 얼굴로 떠오른 김태훈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t는 주장이자 주전 3루수인 황재균이 4월 24일 수원 롯데전에서 부상을 당해 장기 이탈했다. 불규칙 바운드에 얼굴을 맞았는데 코뼈가 골절됐다.

가뜩이나 야수진의 뎁스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kt였다. 황재균의 공백을 쉽게 메우기는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kt는 모든 선수들이 합심해 이 공백을 나눠들었고, 황재균이 돌아올 때까지 공백을 최대한으로 잘 메우며 순위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잊힌 유망주였던 내야수 김병희(31)가 그 중심에 있었다. 황재균의 대체자로 출전한 김병희는 올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조연이 아닌, 자신이 직접 주연이나 심지어 주인공으로 나선 경기도 있었다. 김병희의 활약에 kt 더그아웃은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기록 이상의 힘을 팀에 불어넣었던 셈이다.

최근에는 외야수 김태훈(25)이 또 하나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5년 kt의 2차 5라운드(전체 53순위) 지명을 받은 김태훈은 지난해까지 1군 출장이 25경기에 불과한 선수였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계속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었으나 확실한 1군 선수로 분류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강철 kt 감독은 캠프 명단에 넣으며 가능성을 타진했고, 최근 그 결실을 보고 있다.

김민혁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5월 27일 1군에 올라온 김태훈은 시즌 8경기에서 타율 0.357, 1홈런, 3타점의 좋은 방망이를 선보였다. 6월 8일 인천 SSG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벤치를 흐뭇하게 했고, 6월 12일 수원 한화전에서는 결정적인 3점 홈런으로 아예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 경기 승리 지분이 제법 컸다.

이강철 kt 감독도 야수들의 성장에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숙제가 다름 아닌 야수 백업 확충이었다. 그런데 1.5군 및 2군 선수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과시하며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물론, 베테랑들의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하는 kt는 더디지만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감독은 13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어떻게 보면 두 경기를 김태훈이 해줬다”면서 2승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 선수로 평가하면서 “수비도 올해 캠프보다 조금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서 선발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본인 얼굴도 더 밝아진 것 같고, 나한테는 큰 카드가 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야수 뎁스가 나아진 것도 있지만 두각을 확실히 나타내는 경기를 한다. 병희도 찬스를 잡았을 때 잘했다. 태훈이도 생각이 있어서 캠프를 데려간 선수인데, 멀리 봐서도 군을 해결한 선수다. 좋다”고 재차 호평했다.

kt는 이런 선수들의 성장 속에 기존 주전 선수들에게도 휴식을 줄 수 있었다. 13일 수원 한화전에는 약간의 담 증상이 있는 유격수 심우준, 주전 2루수 박경수, 그리고 체력 안배가 필요한 중견수 배정대가 선발에서 빠져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경기 후반 출전 타이밍을 엿본다. 대신 김태훈이 선발 7번 우익수, 김병희가 선발 8번 2루수, 그리고 신인 권동진이 선발 9번 유격수로 출전한다. 경기 승패와 관련 없이, kt가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로 충분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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