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김민수가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6회 2타점 결승 2루타를 때려낸 뒤 포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이 타자, 안타 하나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그렇다고 과하게 때려내지는 않는다. 하루 안타는 딱 2개씩. 그런데 이 멀티히트 행진이 꽤나 오래 지속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 유망주 김민수(23) 이야기다. 올 시즌 초반 1군과 2군을 오가며 방황했던 김민수는 래리 서튼 감독 체제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월 10경기에서 타율 0.333(42타수 14안타) 1홈런 7타점 5득점으로 활약 중이다.

상세 기록을 살펴보면 더욱 흥미롭다. 김민수는 5월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안타를 때려낸 뒤 3경기 동안 무안타로 침묵하다가 30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다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어 김민수는 6월 10경기 가운데에서도 7게임을 멀티히트로 장식해냈다. 또, 최근 5경기 내리 멀티히트라는 진기록 행진도 함께 이어가는 중이다. 그야말로 무안타 아니면 멀티히트라는 독특한 문법이 김민수의 방망이로 쓰이고 있다.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이 진행 중이던 12일 사직구장에서 김민수는 “여유가 조금 생겼다”며 최근 활약 비결을 말했다. 이어 “미리 생각할 수 있는 폭이 커졌다. 타석에서도 어떤 공이 올지 조금은 예상이 된다. 그러면서 멀티히트라는 좋은 결과가 따라오고 있다”고 웃었다.

제물포고 시절 사이드암 박치국과 함께 활약했던 김민수는 2017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로 데뷔했다. 향후 롯데 내야를 책임질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였다.

그러나 1군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내야의 벽은 높았고, 대수비나 대타로 뛰기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김민수는 일찌감치 경찰야구단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기회를 얻으며 1군 도약을 노렸던 김민수는 4월 개막 엔트리로도 승선했지만, 이내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4월 20일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가 5월 9일 상동구장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부침이 반복됐던 김민수는 5월 중순 서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5월 20일 1군으로 콜업된 뒤 6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또, 이 기간 주전 내야수 이대호와 안치홍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용의 폭이 커졌다.

김민수는 “베테랑이 아니면 다들 쫓기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행히 최근 들어 결과로 다가가는 과정이 조금은 정리가 됐다”고 웃었다. 이어 “막무가내로 안타나 장타를 치고 싶다고 해서 스윙을 크게 돌리지는 않는다. 이 상황에선 어떻게 치고, 볼카운트 싸움은 어떻게 할지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한 번 찾아온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는 김민수다. 김민수는 13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눈 통증으로 빠진 한동희를 대신해 4회말 투입됐다. 이어 4-4로 맞선 6회 2타점 결승 2루타를 터뜨려 8-6 승리를 이끌었다.

활약은 계속됐다. 8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때려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이어진 더블헤더 2차전에선 7번 3루수로 선발출전해 다시 2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대호와 안치홍의 부재 속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김민수는 “타석과 수비에서 착실하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하나의 포지션만 준비하면 편하긴 하겠지만, 멀티 포지션이 내게 더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호와 안치홍 선배님이 빨리 돌아오는 시나리오가 우리 입장에선 당연히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나는 매경기를 최대한 즐기면서 주눅 들지 않고 플레이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제보> underdog@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