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은 대표팀 모든 면이 나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서재원 기자] 최종예선은 모든 부분이 발전해야 한다주장 손흥민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최종전에서 레바논에 2-1로 승리했다. 6경기 무패(51)를 기록한 한국은 H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사실, 레바논전 전에도 한국의 최종예선행은 확정적이었다. 레바논이 직전 라운드에서 투르크메니스탄에 패하면서, 승점이 3점차로 벌어졌기 때문. 골득실차 차이도 워낙 많이 났기에, 9골 이상 실점하지 않으면 조 1위 최종예선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최정예 멤버를 꺼냈다. 스리랑카전에 완전한 휴식을 취한 손흥민도 선발 출전했다. 황의조가 원톱에 선 가운데, 손흥민이 바로 밑에 위치해 공격 전 지역을 자유롭게 휘저었다. 송민규와 권창훈은 양 날개로 배치됐고, 중원에 이재성과 정우영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지원했다.

하지만,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한 순간의 방심이 문제였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문환이 무리하게 공을 치고 나가다 공을 뺏긴 것이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차예선 6경기 만의 첫 실점. 이후 한국의 계획은 완전히 꼬였다.

전반은 분명 실패였다. 선제골을 넣은 레바논은 의도적으로 밑으로 내려 서서 밀집 수비를 펼쳤고, 기회 때마다 특유의 침대 축구를 시전했다. 김영권이 상대 페이스에 말리지마!”라고 소리쳤지만, 손흥민의 이끈 한국의 공격은 상대의 전략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도 통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에만 무려 11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빌드업 축구가 통하지 않자, 손흥민도 무리한 돌파를 반복하다가 차단되기를 반복했다.

다행히 후반 들어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이 강조한 빌드업 축구의 결과물은 아니었다. 냉정히 말해, 운도 다소 따랐다.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송민규의 헤딩슛이 마헤르 사브라의 머리 맞고 굴절돼 동점골로 이어졌다.

승부의 균형이 맞춰지자, 밀집 수비가 조금씩 풀어졌다. 그 틈을 손흥민이 파고 들었다. 손흥민의 돌파 후 정확한 패스가 남태희에게 연결됐고, 박스 안 상대의 반칙이 나왔다. 후반 21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결승골도 벤투 축구가 만들어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어쨌든 한국은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결과엔 박수를 보내더라도, 더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벤투 감독의 경기 후 멘트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우리가 가고 있는 과정들이 좋다고 믿고 있다라며 자신의 빌드업 축구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늘 그랬듯이, 외부 목소리엔 귀기울이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주장 손흥민의 답변이 더 와닿았다. 손흥민은 팀이 보완될 부분에 대한 질문에 냉정히 이야기해서, 모든 부분이 발전돼야 한다. 2차예선은 쉽지만, 최종예선은 그렇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야 한다. 최종예선을 세 번째 치르는데, 얼마나 길고 힘든 여정인지 안다. 최종예선에선 모든 면이 보완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말처럼, 최종예선은 더 험난하다. 3개월 전 0-3 참패를 안겨준 일본도 만날 수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2차예선에선 8전 전승(270실점)을 기록했다. 지금보다 더 완벽했음에도 최종예선에서 위기를 맞았다.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경질이었다. 부디, 벤투 감독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희망해본다. “모든 부분이 발전해야 한다는 손흥민의 말을 되새기며.

▲ 최종예선은 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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