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의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현 SSG)의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은 정규시즌 14.5경기라는 큰 격차를 극복한 성과였다. 분명 당시 객관적인 전력과 경기력은 정규시즌 1위 팀 두산이 좋았다. 그러나 SK는 선발진과 당대의 홈런 파워를 앞세워 이를 뒤집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당시 SK는 불펜에서의 여러 골치 아픈 문제에도 불구하고 선발 5명은 비교적 확고한 팀이었다.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김광현이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가을에 정점을 찍었다. 외국인 선수 메릴 켈리는 꾸준하게 팀 로테이션을 지킨 살림꾼이었다. 여기에 박종훈과 문승원이라는 토종 선수들이 뒤를 받쳤다. 앙헬 산체스는 비록 몇몇 문제에 고전하기는 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강속구를 앞세워 힘을 보탰다.

김광현은 제한되어 있는 이닝에도 불구하고 11승을 거뒀고, 켈리는 12승, 박종훈은 14승을 따냈다. 문승원과 산체스도 각각 8승씩을 보탰다. 켈리를 제외한 네 명의 선수들은 2019년에도 맹활약하며 정규시즌 88승을 이끌었다. 그런데 그 선발 로테이션은 3년이 지난 지금, 어쩌다보니 다 사라졌다. 이적, 부상으로 이제는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이 됐다,

켈리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고 꿈을 향해 떠났다. 한국에 올 당시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하나도 없었던 켈리의 금의환향이다. 김광현과 산체스는 2019년 시즌이 끝난 뒤 켈리의 뒤를 밟았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해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고, 산체스는 대형 계약을 제안한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손을 잡았다.

2020년과 2021년, 박종훈과 문승원이 남았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당분간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차례로 미국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시즌아웃됐다. 내년에나 볼 수 있을 전망으로,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는 시점은 2023년으로 예상된다. ‘합계 20승’을 보장할 수 있는 실력파 두 선수의 이탈은 SSG의 로테이션 구상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일단 두 선수는 내년 6월을 목표로 재활에 들어갔다. 구단은 박종훈이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닌 만큼 재활 기간 조금은 짧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보다는 공의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문승원은 박종훈보다는 인대 손상이 덜하다. 스스로 부담을 느껴 결국 수술을 받았고 기본적인 재활 시간은 동일하지만, 재활 중 후퇴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승 로테이션이 무너진 SSG지만, 어쨌든 또 다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또 다른 로테이션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다.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가 맹활약 중이고, 새 외국인 투수인 샘 가빌리오도 12일 입국했다. 오원석의 등장은 올 시즌 한가닥 위안거리다. 당분간은 선발로 뛸 수 있는 1·2군 자원들을 총동원해 공백을 메워본다는 심산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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