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한화에서 뛰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제라드 호잉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한화에서 뛴 제라드 호잉(32)은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주루에서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로 두 번이나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306, 30홈런, 110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하나였다. 2019년에는 124경기에서 타율 0.284, 26홈런, 22도루로 2년 연속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약점이 도드라졌고, 2020년은 첫 3경기에서 타율 0.194에 머물렀다. 아무리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외국인 선수라고 해도 성적 앞에는 장사가 없었다. 그렇게 호잉은 한국을 떠났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다. 2020년 미국으로 돌아간 뒤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 탓이다. 2021년에도 초반에는 고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미국도 취업 문이 좁았다. 하지만 최근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새 출발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MLB)에 승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호잉은 새 시작에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호잉은 최근 현지 지역 언론인 ‘트렌토니안’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의 생활이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배웠다고 했다. 호잉은 “누구나 매일 경기에 나가길 원한다. 슬럼프를 헤쳐 나갈 수 있다. 라인업에 포함될 것이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것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떠올렸다.

이어 호잉은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부담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서 한국에서의 생활이 나에게는 아주 좋았다. 나는 단지 나가서 뛰고, 그곳에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국 생활에 애착을 드러냈다.

호잉은 2020년을 돌아보며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호잉은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할 시점 애리조나에서 봄 훈련을 했다. 그러나 한국행 이후 2주간 자가격리를 진행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돌아봤다. 호잉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방법 뿐이었다”고 자가격리를 돌아봤다. 

이어 “우리 팀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우리는 9명의 코치들을 모두 해고했고, 우리의 모든 베테랑 선수들이 2군에 갔다”며 지난해 한용덕 감독의 사임 후 격동의 한화를 회상하면서 “나도 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잘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방출에 대해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한국에서의 3년을 뒤로 한 호잉은 이제 의욕적인 새 출발에 나섰다. 호잉은 “진짜 이 직업(야구선수)을 다시 갖고 싶었다”면서 “단지 매 순간을 즐기며 야구를 즐기고 있다. 부담은 없다. 야구는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배웠다. 열심히 하고, 즐기면 나머지는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팀이 승리를 거두는 것을 도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훌륭한 그룹을 가지고 있는 팀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웃었다.

호잉은 토론토 산하 트리플A팀인 버펄로에 합류한 뒤 5경기에서 타율 0.263, 2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4를 기록하며 그간의 공백을 무색케 하고 있다. 토론토의 외야 경쟁이 만만치 않지만, 부상 발생 등 여러 변수가 있어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호잉은 2016년과 2017년 텍사스에서 74경기 뛴 것이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이자 마지막이다. 올해 복귀한다면 4년 만의 MLB 무대 입성이 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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