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배정호 기자] “얘들아 여유 있게 웃어 봐. 하하하.”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의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 한국전력의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1세트 18-21로 뒤지고 있던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작전 타임을 불렀다. 신영철 감독이 센터 전진용의 블로킹 타이밍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보고 따라가야지. 왜 내 말 안들어.” 

이때 전광인이 분위기 메이커로 나섰다. “얘들아 여유 있게 웃어 봐. 하하하.” 


삼성화재는 24-25로 1세트를 내줄 위기를 맞았지만 그로저가 괴력으로 연속 3점을 뽑아 치열했던 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 역시 그로저를 앞세운 삼성화재가 이겼다.  

두 세트를 내줬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전력 선수들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신영철 감독은 작전타임 때 “기회는 온다”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승리의 기운이 삼성화재로 넘어오는 순간 공격을 이끌던 그로저가 코트에 쓰러졌다. 그로저는 이후 공격할 때마다 통증을 호소하며 결국 벤치로 물러났다. 

한국전력은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분위기를 주도하던 전광인은 3세트에만 62.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6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지적 받던 전진용도 블로킹으로만 4득점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승점 3점이 절실했던 삼성화재. 그로저가 4세트 시작과 함께 코트로 들어왔다. 하지만 또다시 공격 후 착지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했다. 리베로 곽동혁을 포함한 국내 선수들이 그로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4세트 중반 그로저가 코트로 돌아왔지만 이미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로저가 여러 차례 범실을 저지르자 유광우는 국내 공격수로 경기를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확실한 득점원인 얀 스토크를 활용해 삼성화재의 숨통을 조였다. 경기 후반 확 달라진 전진용은 속공으로 점수를 차근차근 벌렸고 분위기를 주도하던 전광인이 시간차공격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로저의 부상 투혼에도 삼성화재는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16승 11패 (승점45)를 기록한 삼성화재는 3위 대한항공(승점52)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영상] 한국전력 삼성화재 이모저모 ⓒ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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