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강승호(왼쪽)와 양석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다른 팀에서 온 젊은 선수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올라와야 한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올해 새로 합류한 이적생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겼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6)와 주장 오재원(36)이 나란히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20대 내야수들이 조금 더 성적을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베테랑 키스톤 콤비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유격수 박계범(25)과 2루수 강승호(27)는 물론이고, 1루수 양석환(30)도 조금 더 분발해주길 바랐다.    

김재호와 오재원은 김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두산의 황금기를 이끈 키스톤 콤비다. 어느덧 나이 30대 후반이 되면서 전성기만큼 빼어난 성적이 나진 않고 있지만, 그라운드나 벤치에서 후배들에게 주는 영향력과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시즌 전부터 두 베테랑이 풀타임을 뛰기는 버거울 것으로 예상했다.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이 FA로 이적했을 때 젊은 20대 내야수 박계범과 강승호를 데려온 배경이다. 박계범과 강승호는 이전 소속팀에서 1군 경험을 충분히 쌓은 만큼 출전 시간을 나눌 기량은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했다. 

박계범과 강승호는 각자 자리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고 있다. 다만 타격 지표는 '주전' 수식어를 달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계범은 타율 0.267(90타수 24안타), OPS 0.740, 2홈런, 15타점, 강승호는 타율 0.238(105타수 25안타), OPS 0.647,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서 꾸준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보기는 힘든 성적이다. 

1루수 양석환도 마찬가지다. 양석환을 지난 3월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로 데려올 때 두산은 오재일의 빈자리를 채워주길 기대했다. 당장 오재일처럼 타율 3할-20홈런-90타점을 기록하길 바라진 않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오재일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계속해서 증명하길 바랐다. 

양석환은 붙박이 5번타자로 나서면서 타율 0.279(226타수 63안타), OPS 0.837, 13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지만, 중심타자로서 타율을 3할 언저리까지 조금 더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김 감독은 "지금 (김)재호랑 (오)재원이가 빠지면서 (허)경민이, (박)건우, (김)재환이 정도가 있다. 지금 있는 선수들이 잘하고 있지만, 다른 팀에서 온 젊은 선수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올라와야 한다. 다른 팀에서 낸 성적을 지금 여기서도 유지하는 것보다는 한해 한해 지나면서 성적도 올리고 개인 능력치도 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해온 것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더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물론 이적생들의 어깨만 무거워질 일은 아니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외야수 김인태(27)와 조수행(28), 포수 장승현(27) 등도 이제는 백업 단계를 넘어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해줘야 순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전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19일 현재 31승29패 승률 0.517로 6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LG 트윈스(36승26패)와는 4경기차로 벌어져 있다. 4, 5선발이 계속해서 불안정하고, 김강률, 이승진 등 필승조가 한꺼번에 이탈하는 악재 속에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박계범, 강승호, 김인태, 장승현 등으로 꾸린 하위 타선의 기복이 큰 것도 영향이 있었다.  

희망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황금기를 누린 지난 6년 동안 구성원은 많이 바뀌었지만, 언제든 뒷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를 안기는 팀이 두산이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안방마님 박세혁은 "재호, 재원이 형이 안 계신데, 나를 비롯해서 재환이 형, 경민이, 건우, (정)수빈이가 후배들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선두권에서) 떨어져 있지만 늘 그렇듯 미라클 수식어를 달고 있으니까. 힘을 보태서 팀이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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