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불펜의 수호신 몫을 해내고 있는 주권(왼쪽)과 김재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t 불펜은, 어쩌면 3년째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고 있을지 모른다. 시즌 초 생각했던 불펜 구상이 시즌 초·중반 흔들린다. 전년도에 잘해 내심 ‘상수’라고 생각했던 퍼즐들이 자꾸 사라지는 탓이다.

이강철 kt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투수를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 그리고 야수 백업을 확충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은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다만 생각대로 다 되면 그게 인생이 아닌 법. 불펜 구성은 여전히 고민이다. 최근 경기에서는 불펜이 경기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며 경기 주도권을 내주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나 kt 불펜이 지난 2년과 달리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건 두 명의 믿을맨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2년간 중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주권(26)과 팀 마무리 김재윤(31)이 그들이다. 팀 불펜의 뼈대가 흔들릴 때, 두 선수가 해머를 들고 와 뽑히려는 핀을 박아버리고 있다. 19일 두산과 더블헤더 2경기도 그랬다.

1경기에서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무너지며 3-9로 패한 kt였다. 상대 선발 워커 로켓에게 8이닝을 허용한 것도 뼈아팠다. 두산은 필승조가 모두 휴식을 취했고, 여차하면 2차전에 모두 쏟아져 나올 기세였다. 경기가 팽팽하게 흘러가면 불리한 건 1차전에 져 심리적 부담이 있는 kt였다. 다만 1-2로 뒤진 4회 심우준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쳐 일단 두산 투수 운영을 막아냈고, 2점의 리드를 잡은 채 경기 중반으로 돌입했다.

그런데 이 감독이 또 하나의 필승조로 기대하던 김민수가 흔들렸다. 6회 선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양석환에게 2루타를 맞고 무사 2,3루에 몰렸다. 그러자 kt는 대기하고 있던 주권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서 막아내지 못하면 경기 주도권이 넘어가는 상황. 그러나 주권이 기대했던 몫을 해내며 결국은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안재석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허용했을 뿐 무사 2,3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냈다. 

주권이 7회까지 2이닝을 틀어막자 kt는 8회 박시영에 이어 9회 마무리 김재윤이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했다. 4-3, 1점 리드의 긴박한 상황이지만 김재윤은 신중하고도 과감한 승부로 두산의 마지막 공세를 저지하고 팀 연패를 끊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필승맨 주권은 최근 들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4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이 6.43까지 오르며 우려를 샀던 주권은 5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2로 반등한 것에 이어 6월 7경기에서는 8⅓이닝 동안 단 1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첫 6경기를 마칠 당시 9.64였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3.00까지 내려왔다. 비로소 주권에 어울리는 성적으로 돌아왔다.

김재윤은 시즌 내내 kt 불펜 붕괴를 막아내는 수호신 몫을 해내고 있다. 불안불안한 kt 불펜이 지난 2년과 같은 완전 재점검으로 이어지지 않은 건 김재윤이 그래도 이길 경기를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윤은 시즌 29경기에서 4승1패14세이브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출루 허용이 다소 많았지만 그래도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또한 점차 내려오는 추세다. 

기둥이 살아있으면 나머지 약한 부분을 보강하는 선에서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 kt는 주권과 김재윤이라는 두 기둥이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 그리고 7월 군에서 제대하는 선수들로 보수 공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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