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예감케 하고 있는 로켓(오른쪽)과 미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두산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세웠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 짜임새 있는 전력, 그 와중에 생긴 강팀 DNA도 중요한 요소지만 역시 큰 무대에서 한 건을 해줄 수 있는 외국인 투수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은 2015년 이후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항상 있었다. 2016년은 더스틴 니퍼트가 22승, 마이클 보우덴이 18승을 달성했다. 자그마치 합계 40승이었다. 2017년에는 보우덴이 부상 여파로 부진했지만 니퍼트가 자리를 지켰고, 2018년에는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라는 새 외국인 듀오가 합계 33승을 쓸어 담았다.

2019년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다시 29승을 합작했고, 2020년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은 합계 28승을 거뒀다. 최고 대열에 오른 니퍼트와 린드블럼은 물론, 보우덴과 후랭코프도 재계약에 성공한 케이스다. 알칸타라와 플렉센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발판 삼아 해외로 나갔다. 재계약을 하고 싶어도 못한 경우에 속한다. 즉, 최근 5~6년 정도의 외국인 투수 선발 중 실패가 없었던 셈이다. 쏘는대로 맞았다. 다른 팀들과 견주면 엄청난 타율이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모두 바뀐 올해도 성공 조짐이 보인다. 새 외국인 투수인 워커 로켓(27)과 아리엘 미란다(32)가 연착륙에 성공한 뒤 이제는 질주를 시작해서다. 계약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영입한 로켓은 시즌 12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7승3패 평균자책점 1.79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무려 9번에 이른다. 

무릎 부상으로 보름 가까이를 쉰 로켓은 1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 8이닝을 순식간에 해치우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만만치 않은 kt 타선을 상대로 8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1실점으로 버텼다. 최근 6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지며 1실점 이하의 기록을 충족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제구가 다소 흔들려 이닝소화능력이 아쉬웠던 미란다도 감을 잡았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찍으며 든든하게 팀 선발진을 지탱했다. 시즌 13경기 평균자책점도 2점대(2.97)에 진입했다. 로켓은 우완, 미란다는 좌완이라는 점에서 구색도 잘 맞는다. 현 시점, 단연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 듀오라는 데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

흔히 현장에서는 “외국인 선수는 까봐야 안다”는 말을 한다. 아무리 좋은 경력을 가진 선수라고 해도 실제 던지는 것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선발하고, 장점을 보는 건 결국 프런트의 노하우 영역이다. 노하우가 많이 쌓이고 눈이 좋을수록 시행착오의 가능성을 줄인다. 

현장이 장점을 잘 살려 쓰는 것도 있겠지만, 이쯤 되면 최근 ‘높은 타율’은 프런트의 능력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한 해에도 20억 가까이를 쓰는 외국인 투수다. 이 노하우는 어디 가지 않고 더 발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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