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이 이형종에게 마음 속으로 고마웠던 사연을 밝혔다.

류 감독은 1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이형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형종은 전날(18일) KIA와 경기에서 홈런 2방을 날리며 혼자 4타점을 몰아쳐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차우찬과 이형종이 지배한 경기"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류 감독이 홈런치는 이형종을 바라본 시선은 아주 기쁘지만은 않았다. 팀 사정상 많은 기회를 줄 수 없는 이형종이, 그럼에도 활약하는 것을 지켜보는 사령탑의 미안함과 고마움의 눈빛이 모두 담겨 있었다.

19일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류 감독은 "사실 그저께 (이)형종이가 면담을 요청해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형종은 고민 끝에 1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감독실의 문을 두드렸다.

류 감독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경기를 꾸준히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한 타석에 무조건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유가 없다는 것을 교감했다. 그런 부분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형종이가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줬고 나도 전체적으로 팀을 끌어가는 데 있어 선수가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요즘 선수들과 면담이 많은 편인데 그런 대화가 앞으로 팀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종은 감독 면담까지 고심을 많이 했다고. 류 감독은 "아내랑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하더라. 혼자 답답해하는 것보다는 감독이 선수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좀 낫지 않을까. '그래도 내가 마음을 열어놨구나, 선수들에게 문을 닫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 시즌 팀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얻은, 작고도 큰 수확을 털어놨다.

한 팀을 이끌어가는 사령탑으로서 팀에 속한 모든 선수들을 다 보듬고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일. 그래도 선수가 속으로만 불만을 쌓아놓는 것보다는 감독에게 허물없이 털어놓고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팀이 건강한 발전을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이형종을 보고 안도했던 류 감독이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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