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메츠 이적 이후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타이후안 워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에이스 류현진(34·토론토)을 뒷받침할 선발투수를 계속해서 찾지 못한 토론토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가열되던 지난해 8월 하나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애틀과 트레이드에서 우완 타이후안 워커(29)를 영입했다.

2010년 시애틀의 지명을 받은 워커는 2013년 메이저리그(MLB) 데뷔 이래 비교적 견실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슈퍼스타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 시즌 로테이션을 돌면 10승 정도는 해줄 수 있는 선수였다. 실제 워커는 2015년 11승, 2016년 8승, 2017년 9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고, 2019년까지도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토론토 이적 후 성적이 뛰어났다. 워커는 이적 후 6경기에 선발로 나가 26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했다. 이닝소화 등에서 에이스급 스터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착실하게 자신의 성적을 쌓았다. 그리고 워커는 2020년 시즌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선발 보강설이 꾸준히 나돌던 토론토는 워커와 재계약할 기회가 있었다. 워커는 당초 토론토 잔류를 꾸준히 희망하고 있었다. 이적 후 성적도 좋았고, 자신의 자리도 확보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1월까지도 언론 인터뷰에서 토론토에 구애를 보냈다. 토론토로서도 큰 돈 들이지 않고 로테이션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가격이 그렇게 비쌀 선수는 아니었고, 1~2년 단기 계약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론토는 계속해서 주저했다. 

워커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일부 현지 언론은 워커가 클럽하우스 내에서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토론토는 워커를 그냥 보내기로 결정했다. 포기였다. 끝내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한 워커는 결국 2021년 2월 중순이 넘어서야 뉴욕 메츠와 2년 계약(총액 2000만 달러)하고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워커는 메츠 이적 이후 괴력을 뽐내고 있다. 20일(한국시간) 현재 큰 부상 없이 12경기를 뛰며 6승2패 평균자책점 2.12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68이닝에서 기록한 탈삼진은 72개, 피안타율도 0.184에 불과하다. 많은 이들이 제이콥 디그롬, 마커스 스트로먼에 주목하고 노아 신더가드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지만 메츠의 성적 반등은 워커의 지분도 꽤 컸다. 

물론 리그와 환경이 달라 같은 위치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20일 현재 워커의 톰 탱고 모델 사이영 포인트(31.2점)는 토론토의 그 어떤 선수보다 좋다. 로비 레이가 22.0점, 류현진이 20.5점, 매츠가 16.3점, 스트리플링은 7.0점이다. 리그 전체 18위다. 에이스급 성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처럼 토론토는 여전히 선발진이 고민이다. 류현진이 건재하지만 로비 레이, 로스 스트리플링, 스티븐 매츠, 알렉 마노아 등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기복이 있다. 최고 유망주 네이트 피어슨은 아직도 트리플A에서 조정 중이다. 현재 토론토는 다시 선발투수 트레이드설에 시달리고 있다. 류현진, 레이, 매츠가 모두 좌완임을 생각하면 토론토는 우완 워커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을 만하다. 물론 버스는 지나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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