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지난 11일 황금사자기 8강전을 찾은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

차 단장은 앞으로 LG를 이끌어갈 숨은 유망주들을 직접 보기 위해 이규홍 구단 대표이사와 함께 목동구장을 찾았다.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살피던 차 단장은 이 자리에서 기자를 만나 유망주 성장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차 단장은 "선수가 스타가 되고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노력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사실 운이 많이 따라줘야 한다. 구단이 그 시점에서 뛸 자리가 비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의 능력이 뛰어나도 당장 팀 1군에 빈자리가 없으면 선수가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

LG에도 차 단장의 말처럼 기회를 쟁취한 선수가 나왔다. LG 내야수 문보경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5회 무사 1루 우월 투런포를 포함해 2안타(1홈런) 2타점 활약을 펼쳐 팀의 6-0 승리를 견인했다.

1,3루를 보는 내야수 문보경은 선발과 대타, 대수비를 오가다 9일 1루수 라모스가 허리 통증으로 빠진 뒤 9경기에 쭉 선발 출장해 3홈런 7타점 4득점 타율 0.310을 기록 중이다. 팀 기대보다 더 많은 홈런과 정확한 타격,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20일 경기에서는 김민성의 휴식을 위해 3루수로 뛰기도 했다.

문보경은 20일 경기 후 "홈런을 노리는 것보다 스윙을 강하고 멀리 치려고 하는데 궤도 자체가 바뀐 것 같다.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중장거리 위주로 치려고 하니까 홈런도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스트라이크 전까지는 타자가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나쁜 공을 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공만 치려고 노력한다. 2스트라이크 전에는 풀 스윙을 하다가 그 이후에는 콘택트 위주로 친다"고 자신의 타격 지론을 밝혔다.

확실한 자신의 철학이 있다 해도 지금의 활약은 자신이 기대한 것 이상이다. 문보경은 "라모스가 다치면서 기회를 받았다. 원래 홈런 목표가 3개였다. 내가 홈런타자가 아니라 이렇게 빠르게 칠 줄 몰랐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7개 정도 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잠실야구장 입장 가능 인원은 총 관중의 30%인 7405명이다. 문보경은 30%만 돼도 함성소리가 남다르다며 "언젠가 100% 꽉 찬 잠실구장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문보경이 지금의 활약을 바탕으로 확실한 자리를 잡는다면 내년, 내후년 수만 명 관중 앞에서 뛸 수도 있다. 차 단장의 이론을 입증한 문보경은 라모스가 돌아와도 지금의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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