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비스 앤드루스가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글로브라이프필드 원정경기를 치렀다. 팬들은 기립박수로 '전 텍사스 선수'를 환영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2일(한국시간) 텍사스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가 함성과 박수소리로 가득찼다. 원정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의 한 선수를 위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기립박수는 잠시 경기가 멈출 정도로 이어졌다. 

기립박수를 받은 주인공은 지난해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12년간 뛰었던 엘비스 앤드루스였다. 오클랜드 선수로 글로브라이프필드에 돌아온 그를 향해 텍사스 팬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앤드루스는 헬멧을 벗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앤드루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텍사스의 대형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마이너리그 시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적은 있지만, 빅리그 데뷔 후로는 첫 이적이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1652경기를 텍사스 선수로만 뛰었다.

▲ 엘비스 앤드루스가 조이 갈로, 아이재이아 카이너-팔레파(왼쪽부터)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2월 7일 텍사스는 앤드루스와 아라미스 가르시아를 내주고, 오클랜드는 크리스 데이비스와 조나 하임, 데인 애커를 내주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트레이드의 중심은 앤드루스와 데이비스였다. 오클랜드는 마커스 시미언 대신 유격수를 맡을 선수로 앤드루스를 낙점했다. 텍사스는 데이비스를 데려왔지만 결국 방출됐다.

앤드루스는 경기를 앞두고 텍사스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내 모든 것이 여기 있었다. 여기서 꿈을 이뤘고, 첫 아이을 가졌고, 월드시리즈 같은 모든 추억이 여기에 있다. 잊을 수 없다. (텍사스는)언제나 내 심장에 위대한 장소로 남을 거다. 또 한편으로는 묘한 기분도 든다. 아무튼 난 지금 행복하다"고 얘기했다.

또 "모두 팬들과 함께 할 때 내가 얼마나 흥분하는지, 내가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 알 거다. 팬들이 반겨주셔서 기분이 더 좋아졌다"며 자신을 반겨준 텍사스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자신을 어떻게 기억해주기 바라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나눈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어렸을 때 이곳에 와 어른이 됐다. 이 팀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늘 자랑스러웠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누구도 나에게서 그 감정을 빼앗아 갈 수 없다."

텍사스 존 대니얼스 사장은 "그는 팀이 1위에 있을 때도 힘겨운 시기에 있을 때도 늘 에너지가 넘쳤다.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다. 그 역시 인간이고 힘들 때가 있었을텐데 거의 모든 순간 열정과 에너지를 주변에 나눠줬다"고 앤드루스를 칭찬했다.

12년을 함께 한 동료를 위해 텍사스 구단은 23일 경기에서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이날 입장하는 관중 선착순 14000명에게 등번호 1번 앤드루스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선물한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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