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양석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너 잘하는 거 해. 앞에다 두고 쳐."

두산 베어스 양석환(30)은 올 시즌 홈런 타자, 그리고 중심 타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김태형 감독의 믿음을 꼽았다. 양석환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간 시즌 7차전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0-3 대승을 이끌었다. 

양석환은 7-3으로 앞선 8회말 승리에 쐐기를 박은 3점포를 포함해 올 시즌 홈런 15개를 몰아쳤다. 2018년 140경기에서 22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는데, 올해는 64경기 만에 15홈런을 쳤다. 한 시즌 최다 기록은 갈아 치울 수 있는 페이스다. 

올겨울 양석환은 아직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동안 T-배팅을 할 때 히팅 포인트를 극단적으로 앞에다 두고 치는 연습을 했다. 삼진을 감수해야 하지만, 많은 장타를 생산하는 데 초점을 두고 훈련했다. 지난 3월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로도 이 시도는 계속됐다. 

김 감독이 믿어줬기에 가능했다. 양석환은 "지금은 (스프링캠프 때처럼) 연습을 따로 매일 하진 않지만, 그때 느낌을 그대로 가져 가려고 하는데 결과를 내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 스윙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감독님 덕분이다. 이적하고 처음 3경기에서 못 할 때도 감독님께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누가 잘 치냐. 너 잘하는 거 해라. 앞에다 두고 쳐'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공격적으로 치는 것을 좋아하신다. 나도 마찬가지다. 볼카운트 2-0이든 3-0이든 공격적으로 치는 것을 좋아하는데 감독님 성향과 잘 맞는다. 선수들은 사실 '이 타이밍에 쳐도 되나'라고 생각하며 미묘하게 타이밍이 흔들린다. 감독님께서 확신을 주셔서 자신 있게 타격을 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팀 선수들은 그런 양석환의 타격을 보며 놀라워하기도 한다. 양석환은 "1루에 나갔을 때나 타팀 형들이랑 이야기할 때 '어떻게 그렇게 앞에다 두고 치냐'고 많이 듣는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주며 웃었다.

김 감독은 양석환이 충분히 잘해주고 있지만, 타율을 조금만 더 올렸으면 하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양석환이 그런 기대를 해도 될만큼 그동안 보여줬기 때문이다. 양석환은 올 시즌 타율 0.289(242타수 70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중심 타자를 기준으로 삼으면 아쉬울 수 있는 수치다. 

양석환은 이와 관련해 "야구 선수고, 타자라면 (감독님 의견에) 공감할 것이다. 생각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다보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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