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장원준(왼쪽)과 이현승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돕고 싶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이현승(38)과 장원준(36)이 마운드 위에 오르는 마음가짐은 같았다. 마무리 투수, 에이스라는 과거 명함은 내려놓고 재기를 준비했다.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급작스럽게 부상으로 이탈하고, 또 다른 필승조 이승진이 부상과 부진으로 2군을 오갈 때 두 베테랑은 묵묵히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다. 

두산은 22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0-3으로 대승했다. 그 중심에 이현승과 장원준이 있었다. 이현승은 6-3으로 앞선 5회초 선발투수 이영하가 1사 만루 위기에 놓이며 흔들리자 공을 이어 받았다. 이현승은 김혜성을 2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흐름을 끊었다. 6회초 이용규-송우현까지 좌타자 둘을 연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이승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승진은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김휘집과 이지영을 연달아 사구로 내보내며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이번에는 장원준이 나섰다. 장원준은 첫 타자 서건창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정후가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선행주자 박동원을 잡으면서 1사 1루로 상황을 바꾸고 홍건희에게 공을 넘겼다. 

이현승은 1⅓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고, 장원준은 ⅔이닝 1볼넷 무실점 투구로 시즌 4호 홀드를 기록했다. 덕분에 두산은 8회말 4점을 더 뽑으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좌완 함덕주를 LG 트윈스에 트레이드로 내주면서 불펜에 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개막 엔트리에 이현승과 장원준을 포함하지 않았다. 감독이 믿고 마운드에 올릴 만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판단해서였다. 

냉정한 현실에 두 베테랑은 선수 생활을 두고 고민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일단 기회를 기다렸다. 특히 장원준은 불펜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더 땀을 흘려야 했다. 장원준은 5월부터 천천히 중간 투수로 경쟁력을 증명하며 1군에 한 자리를 확보했다. 6월에는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3경기에 출전했다. 보통 좌타자만 상대하고 내려와 이닝은 6⅓이닝으로 짧지만, 2홀드, 1세이브를 챙기며 힘을 보탰다. 평균자책점이 11.37에 이를 정도로 부침은 있었지만, 구속이나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게 긍정적인 요소다. 

이현승은 6월 들어서야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이현승은 최고 145km에 이르는 직구를 던지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5경기 1승, 1홀드, 4⅔이닝, 평균자책점 0.00이란 기록이 증명한다. 

김 감독은 홍건희, 박치국, 김명신 등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 두 베테랑의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현승은 맏형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최근 부상 등의 이유로 불펜 전력이 100%가 아니다.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과 합심해서 매 경기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마음뿐이다. 몸 관리를 잘해서 팀 승리를 돕는 임무를 꾸준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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