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크릿 출신 전효성, NCT 도영, 아이오아이 출신 김소혜(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최근 역사 왜곡 논란으로 연예계가 시끌시끌했던 가운데, K팝 아이돌들이 올바른 역사적 인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NCT 도영은 최근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한 제53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2급에 합격한 소식을 전했다. NCT 활동과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준비 등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을 취득해 글로벌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합격증을 받은 도영은 최근 개인 채팅 구독 서비스인 '버블'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팬들은 '버블'이 유료 서비스로 일부만 해당 소식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 도영에게 모두가 볼 수 있는 SNS에 합격증을 공개하라고 전했다.

팬들 역시 도영의 한국사 2급 취득 소식을 자랑스럽게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당 소식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에 도영은 자신의 SNS을 통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에 합격한 소식을 알리면서 "시즈니(NCT 팬덤명)들이 이런 건 자랑하라고"라는 글귀를 덧붙였다. 

이번 도영의 사례에 앞서 시크릿 출신 전효성, 아이오아이 출신 김소혜 등이 한국사능력시험에 합격한 사실을 알려 '개념돌'로 불린 바 있다. 김소혜는 지난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에 합격한 사실을 알려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그는 한 방송에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증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평소에 역사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며 시험을 본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전효성은 과거 한 방송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비하하는 용어를 잘못 썼다 비판을 받자, 자신의 무지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남몰래 공부했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에 합격해 박수를 받았다. 이후에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현충일, 제헌절,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 세월호 추모 등 역사적인 날마다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가 하면, 일부 일본 누리꾼들의 악플에도 꿋꿋이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 찬사를 받았다.

특히 글로벌 팬들이 의식될 법도 하지만 "전혀 걱정이 안 됐다. 한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부분과 연예인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견해를 밝혀, K팝 아이돌의 본보기로 거론되고 있다.

도영 역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한국사를 공부한 것으로 보인다. 도영은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본 비하인드에 대한 팬들의 요청이 이어지자 "진짜 시간이 별로 없었다. 2주 정도 있었는데 시험 전날 리얼리티 찍으러 갔다"며 "이 영광을 최태성 선생님께 돌리겠다. 최태성 선생님 인강으로 짧은 시간 안에 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한국사 인터넷 강의로 유명한 최태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도영이 한국사 관련해 언급한 부분만 편집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고, 최태성도 "정말 일하느라 바쁠텐데 이 어려운 시험을 합격하시다니. 매년 50만이 응시하는데 우리 도영님은 큰 힘이 되주실 거다. 제가 헌정 영상 조만간 찍어 올리겠다. 사랑하는 우리 도영님, 축하하고 멋지다"고 댓글을 남겼다. 

실제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한국사 능력을 평가하고 검정하는 시험으로, 높은 난이도로 평가된다. 교육부 소속의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고 역사에 대한 지식 및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영이 취득한 2급은 한국사 심화 과정을 70점 이상 받아야 한다. 한국사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사의 주요 사건과 개념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역사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물론, 한국사의 흐름 속에서 시대적 상황 및 쟁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고득점이 가능하다. 또 올해 2급 합격률은 45.1%로 결코 쉽지 않은 난이도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 주로 공공기관이나 임용고시의 채용 가산점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치르기 때문에, K팝 아이돌이 해당 시험에 합격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공시와는 상관없는 이들이 순수하게 한국사를 공부하고, 한국사 능력을 검정하기 위해 시험을 응시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 좋아하는 가수의 긍정적인 성과에 대해 동일시하는 팬덤 문화 특성상, K팝 아이돌의 한국사 공부는 순기능을 수반한다.

도영이 한국사 시험을 본 이유 또한 그가 팬들을 위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그는 26일 SNS에 "민망하고 쑥스럽게도 제가 혼자 몰래 시험을 본 것에 대해 많은 분이 이야기해주시고 시즈니(NCT 팬덤명)들이 기분 좋아해 줘서 몇 글자 적는다"라며 "시험을 본 가장 큰 이유는 팬분들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팬분들은 제 다양한 것들, 노래하는 모습, 무대를 하는 모습, 외적인 모습 등 많은 이유로 저를 좋아해 주시는 거지만, 그런 부분들이 아닌 저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 주시고 믿어주시는 팬분들이 계시기에 '더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저를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도전하게끔 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을 위해 한국사를 공부한 K팝 아이돌, 그런 가수를 보고 한국사에 관심을 가지는 팬덤으로 이어지는 바람직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K팝 아이돌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글로벌 파급력을 지닌 이들이 올바른 역사를 알리면, 우리나라 역사를 보는 세계의 시각이 덜 흐려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인기 아이돌 가수들을 상대로 국사 강의를 한 에피소드는 우리나라 역사 알리기에 이바지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글로벌 위상이 높은 K팝 아이돌의 파급력은 단순 대중문화를 넘어 다방면에 거쳐 미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올바른 역사관은 우리 문화의 긍정적인 힘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했다.

▲ 도영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취득 소식을 알렸다. 출처ㅣ도영 SN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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