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약속의 8회'. 한국 야구에 빼놓을 수 없는 말이다. 국제 대회부터 KBO 리그까지 뒤지고 있는 팀을 응원하는 야구 팬들은 언제나 '약속의 8회'를 원한다. 앞선 팀의 투수들은 상대 팀의 '약속의 8회'를 막기 위해 역투를 펼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을 2016년 마운드에 서서 실천해야 하는 '셋업맨-마무리'. 지난 시즌 상위 5개 구단의 뒷문 원투펀치 투수진 구성을 예상해 봤다.

두산 베어스 - 김강률, 이현승

시속 150km 중반대의 빠른 공을 앞세워 타자들을 상대하는 김강률은 두산의 필승조에 적합한 인물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마운드에 김강률은 없었다. 시즌 초반 16경기에서 3승 2패 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두산의 승리에 공헌했지만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김강률은 호주 캠프에서 복귀를 위해 훈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두산과 대표팀 승리의 마지막 마운드에는 이현승이 있었다. '흔들 투'로 불리는 특유의 자세와 더불어 노련한 투구로 지난 시즌 3승 1패 2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 - 심창민, 안지만

지난해 삼성의 뒷문을 지킨 임창용이 없다. 외부 영입도 없기 때문에 기존 투수들로 공백을 메워야 한다. 우선 순위는 기존 셋업맨 안지만이 마무리를 맡는 것이다. 통산 172홀드로 압도적인 1위. '홀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안지만은 지난 시즌 66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37홀드로 삼성의 정규 시즌 5연패를 이끌었다.

가장 큰 변수는 안지만, 윤성환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다른 방법은 '전천후' 차우찬이 마무리를 맡는 방법.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의 보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지만이 마무리를 맡는다면 누군가 안지만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 심창민이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심창민은 지난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9홀드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 2012년 데뷔 시즌과 2013년 삼성의 필승조로 활약했으나 105⅔이닝 평균자책점 5.20의 지난 2년 동안 성적은 필승조에 어울리지 않았다. 심창민의 성장이 삼성에는 필요하다.

NC 다이노스 - 김진성, 임창민

'마무리-마무리' 조합이다. NC의 원조 마무리 김진성은 2014년 58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홀드 25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으로 NC의 돌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오른 종아리 근육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복귀 후 셋업맨으로 3승 4패 12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김진성의 부상을 메운 임창민은 지난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으로 마무리를 맡은 첫해에 30세이브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누가 마무리를 맡아도 이상하지 않은 탄탄한 NC의 뒷문 원투펀치는 올 시즌 NC를 상위권으로 분류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넥센 히어로즈 - 김대우, 김세현

비상이다. 넥센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마무리 손승락이 롯데로 떠났고 '파이어볼러' 조상우는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믿을 맨' 한현희가 있었기 때문. 그러나 한현희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기로 해 문제가 커졌다. 염경엽 감독은 김세현을 마무리로 선택했다.

염 감독은 지난달 6일 넥센 시무식 때 "김세현이 마무리로 가장 적격한 구위를 갖고 있다"고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김세현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마무리 투수는 처음이다. 김세현은 지난해 57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김세현의 앞에서 팀 승리의 기반을 닦을 선수는 우완 언더핸드 김대우다. 김대우는 지난 시즌 47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지난 시무식 때 김대우, 이보근을 셋업맨으로 지목했는데 이보근은 2이닝 이상 던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 등판을 언급했다.

SK 와이번스 - 김승회, 박희수

안지만-오승환 조합과 비교될 정도로 강력했던 박희수-정우람 조합은 이제 볼 수 없다. 정우람이 한화 이글스로 떠났기 때문. 또한, 윤길현도 롯데 자이언츠로 떠나며 불펜에 큰 구멍이 생겼다. 박희수의 책임이 막중하다. SK 김용희 감독은 "마무리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불펜 운용을 고민해야 한다. 아직은 마무리가 누구라고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해진 것은 없지만 박희수가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리고 롯데에서 온 '전천후' 김승회가 셋업맨을 맡을 확률이 높다. 김승회는 2014년 1승 2패 4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롯데의 뒷문을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등판했다. 구원 등판 시 성적은 5승 1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6.97로 좋지 않았다. 지난해처럼 흔들리는 김승회가 다시 등장한다면 박정배, 전유수, 신재웅이 셋업맨으로 출전할 수도 있다.

[그래픽]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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