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 키를 쥐고 있는 켄리 잰슨(왼쪽)과 트레버 바우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는 22일(한국시간) 현재 59승39패(.602)를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61승35패)에 밀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머물고 있지만, 여전히 좋은 승률이다. 실제 다저스의 성적은 내셔널리그 전체를 따져도 2위다.

그러나 속내는 여유가 많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돌풍이 잠잠해질 것 같았던 샌프란시스코가 단순한 ‘이변’이 아님을 과시하고 있다. 좀처럼 안 잡힌다. 게다가 전력에 누수가 적지 않다. 특히 마운드가 그렇다. 더스틴 메이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가운데, 클레이튼 커쇼도 왼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갔다. 인대 손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팔꿈치라는 점에서 시즌 내내 신경이 곤두설 전망이다.

여기에 주축 선수들이 사건 및 부진으로 흔들린다. 올해 큰 마음을 먹고 영입한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트레버 바우어, 오랜 기간 팀의 마무리로 활약한 켄리 잰슨이 그들이다. 바우어는 여성 폭력 문제로 이탈했다. 잰슨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투구 내용이 불안하다. 다저스는 그냥 레이스를 펼치는 팀이 아니다. 항상 우승이 목표인 그들에게 이들은 잠재적인 폭탄이 될 수도 있다.

바우어는 17경기에서 107⅔이닝을 던지며 8승5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이물질 의혹이 불거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리그 정상급 투수라는 데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 문제는 지금 뛰지를 못한다는 것, 조금 더 큰 문제는 언제 복귀할지 모른다는 것, 가장 큰 문제는 언제든지 ‘사법 처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우어는 여성 폭력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으며 사무국이 내린 휴직도 길어지고 있다. 바우어의 마지막 등판은 6월 29일이었다.

잰슨은 팀을 계속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 39경기에서 21세이브를 기록했으나 최근 3경기 연속 블론세이브 끝에 평균자책점은 3.05까지 치솟았다. 결정적인 순간 어처구니없게 경기를 날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22일과 23일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서도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연거푸 승리를 날려먹었다. 팬들에게 야유를 받았을 정도였다. 잰슨은 지난 3년간 계속해서 의구심을 받아왔고, 이제 확실한 것은 예전의 철벽 마무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두 선수의 연봉 합계만 6000만 달러(약 690억 원). 단순히 정규시즌만 보고 이 돈을 주는 게 아님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에 다저스가 논-웨이버 트레이드 시장 마감을 앞두고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바우어의 이탈이 장기화되고, 커쇼가 팔꿈치에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다면 선발진은 큰 타격이다. 워커 뷸러, 훌리오 우리아스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이 정도로 만족할 팀은 아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또한 다저스가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며, 만약 어렵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시장에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 매체는 다저스가 영입에 나설 법한 선수로 맥스 슈어저(워싱턴), 소니 그레이(신시내티), 카일 깁슨(텍사스), 헤르만 마르케스(콜로라도)를 뽑았다. 바우어의 장기 이탈, 커쇼의 부상 우려를 고려한 선택이다. 

잰슨이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여주자 불펜 영입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잰슨은 분명 훌륭한 불펜투수지만, 다저스는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잰슨을 못 믿는 장면을 몇 차례 연출했었다. 당장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투수는 잰슨이 아니라 우리아스였다. 크레이그 킴브렐(시카고 컵스)라는 확실한 카드가 시장에 대기하고 있다. 꼭 킴브렐이 아니더라도 거물급 불펜투수가 영입된다면 잰슨의 짐을 덜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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