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야구 대표팀 더그아웃.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일본 야구 대표팀이 '후쿠시마 부흥'을 알리는 상징성이 담긴 경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할 뻔했다. 일본의 끝내기 승리라는 결과 말고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었다. '야심작' 언더핸드투수 기용이 패착이 됐다. 

일본은 28일 후쿠시마 아즈마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2020년 도쿄 올림픽' 야구 A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4-3,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9회초까지는 1-3으로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 있는 선수가 패전 직전에 몰렸다. 

일본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와 도미니카공화국 CC 메르세데스(요미우리)의 선발 맞대결이 치열했다. 두 선수 모두 6회까지는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먼저 투수를 바꾼 쪽은 일본이었다. 7회 시작과 함께 언더핸드투수 아오야기 고요(한신)를 투입했다. 아오야기의 전반기 평균자책점 1.79는 야마모토(1.82)에 앞선 일본 프로야구 양대리그 1위 기록이다. 

도미니카공화국 타순이 왼손타자 후안 프란시스코로 공격을 시작하는 상황이었지만 일본 벤치는 아오야기를 믿었다. 아오야기는 올해 왼손타자 상대로도 피안타율 0.207로 강세를 보였다. 오른손타자 상대는 0.228이다.

그런데 아오야기는 도미니카공화국 왼손타자(스위치 타자 포함)의 출루를 전혀 억제하지 못했다. 사실 아오야기는 피안타율만 왼손타자 상대로 강세일 뿐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은 모두 오른손타자 상대 기록이 더 낫다.

게다가 이제 아메리카 대륙에서 온 선수들도 사이드암투수의 공을 제법 잘 때려낸다. 찰리 발레리오의 2타점 2루타는 당겨치는 타구에 대비한 일본 외야 수비 이동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좌중간 타구였다. 

4번 왼손타자 프란시스코 - 중전 안타
5번 오른손타자 요한 미제스 - 헛스윙 삼진 (1아웃)
6번 스위치 타자 에릭 메히아 - 중전 안타
7번 스위치 타자 헤이슨 구스만 - 유격수 땅볼 (2아웃)
8번 스위치 타자 찰리 발레리오 - 좌중간 2타점 2루타
9번 스위치 타자 구스타보 누네스 - 볼넷

결국 일본은 다시 스위치 타자 에밀리오 보니파시오 타석이 오자 오른손 정통파 투수 다이라 가이마(세이부)를 투입해 가까스로 이닝을 마쳤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만날 이스라엘과 미국은 다행히 오른손타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이스라엘은 야수 13명 가운데 왼손타자 2명과 스위치 타자 2명이 있다. 미국은 야수 12명 중 왼손타자가 2명, 스위치 타자가 1명이다. 

하지만 한국의 최종 목표인 금메달을 위해서는 도미니카공화국처럼 왼손타자, 스위치 타자가 즐비한 팀들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투수왕국 일본의 평균자책점 1위 투수도 고전한다. '아메리카 타자들에게는 옆구리 투수를 기용한다'는 관성에 따른 작전은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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