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범슨 김학범 감독을 기쁘게 한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골 퍼레이드 ⓒ연합뉴스
▲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온두라스는 강하게 달려들 것이니 우리에게도 나쁠 것 없을 겁니다."

'학범슨'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의 맞춤 전략이 통했다. 자력으로 8강에 오를 조건을 철저하게 활용한 결과였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8일 온두라스와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조뵬리그 최종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의 해트트릭에 원두재(울산 현대), 이강인(발렌시아CF), 김진야(FC서울)가 골맛을 봤다.

뉴질랜드에 0-1로 패하고 루마니아에 4-0으로 이기며 반전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대표팀이었지만, 의구심은 지우기에는 부족했다. 뉴질랜드에는 수비에 막혀 공격 완성도가 떨어졌고 루마니아는 한 명이 퇴장, 수적 우세를 안고 싸워 수비 점검이 쉽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승패와 승점이 같았지만, 어쨌든 한국을 이기는 것이 중요했던 온두라스를 상대로 김진야를 왼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하는 변칙을 활용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상대의 공격 의지를 누르기 위해 측면 수비수였던 김진야를 전진 배치해 재미를 봤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김 감독의 전략은 딱 맞았다. 공격수 출신인 김진야는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온두라스의 전진을 막았다. 전진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온두라스의 공격 전개는 막혔다. 반대편에는 이동준(울산 현대)이 김진야보다 더 역동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김진야가 휘저으면서 이동준에게는 더 공간이 생겼고 페널티킥을 두 개나 얻어내는 효과로 이어졌다. 여지없는 페널티킥이었다. 안정이 생긴 뒤 김진야는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빠른 역습 가담으로 온두라스 수비의 정신을 흔들었다.

후반 6분에는 멘델레스와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다. 주심이 비디오 분석(VAR)을 시도했고 페널티킥으로 결정됐다. 김진야 투입의 이유를 확인해준 것이다.

온두라스의 심리를 완벽하게 파악한 결과는 내용과 결과 그대로 나왔다. 4-0이 된 뒤에는 김재우를 투입해 박지수-정태욱-김재우로 이어지는 플랫3 수비 연습까지 했다. 8강에서 만날 상대에 변화무쌍함이 있음을 알린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 역시 원두재(울산 현대)와 김진규(부산 아이파크) 조합도 역할 분담이 잘 됐다. 붙박이였던 김동현의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됐다. 쉬어가면서 8강에서 활동량을 더 많이 가져갈 힘을 비축했다.

묘수에 성공한 김 감독은 이제 단판 승부로 모든 것이 갈리는 8강 전략 세우기에 돌입한다. 국제 대회에서 만나 늘 혼란이었던 멕시코라는 점에서 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세 경기 모두 조합이 달랐던 김 감독의 수가 멕시코에도 통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