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화 아나운서는 28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32강전 캐스터로 나섰다.
이날 강승화 아나운서는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장민희 선수를 소개할 때 삽입된 '여궁사' 자막을 '궁사'로 고쳐 읽어 눈길을 끌었다.
강승화 아나운서의 순발력 있는 중계는 각종 SNS 및 커뮤니티에서 회자됐다. 특히 2초가량 숨을 고른 뒤 '궁사'라고 말한 부분을 두고, 강승화 아나운서의 신중한 면모가 돋보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강승화 아나운서는 29일 스포티비뉴스와 나눈 전화 통화에서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고 계신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긴박한 생방송 중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막이 나왔을 때 굳이 '여궁사'라고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궁사는 다 같은 궁사이지 않나. 너무 짧게 주어진 시간이고 빠르게 넘어가는 자막이라 순간 멈칫했던 것 같다"며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승화 아나운서는 "선수는 선수로만 바라봐야 한다. 성별은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성별은 체급 같은 것이다. 다른 요소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소신을 덧붙였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자신을 포함한 KBS 올림픽 방송단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중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 아나운서는 "민감한 이슈들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 잘 하자며 단합했다. 관련 세미나도 진행했고, 개인적인 공부도 필요한 부분이다. 신경 쓴 게 보인 듯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올림픽의 핵심 가치로 '공정' '평등' '화합'을 꼽으며, 앞으로도 이에 걸맞은 중계를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강 아나운서는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를 공격할 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몰랐던 것을 배우는 화합의 장이 됐으면 한다. 이러한 취지에 맞는 중계를 하겠다. 선수의 피부색, 성별, 실력, 나라의 크기 등과 무관하게 경기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게 캐스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국 속에서 올림픽을 즐기며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강 아나운서는 "승부도 짜릿하게 즐기시고 올림픽의 의미도 생각하시면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 다 같이 모여서 이기면 축하하고 지면 위로할 일이 잘 없지 않나.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면서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