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 클리블랜드(미 오하이오주),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광현(3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74년 전에 멈춰 있던 구단 기록을 소환했다. 

김광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5피안타(4피홈런) 1볼넷 5실점에 그치며 시즌 6패(6승)째를 떠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88에서 3.31로 올랐고, 세인트루이스는 2-7로 졌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구단 역사상 한 경기에 홈런 4개를 허용하면서 삼진은 하나도 잡지 못한 역대 3번째 투수라고 소개했다. 앞선 사례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5년 6월 2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조니 스튜어트가 처음 기록했고, 1947년 8월 17일 피츠버그전에서 켄 버크하트가 2번째 기록을 남겼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홈런 4개를 내주는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김광현은 1-0으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 프란밀 레예스에게 좌월 홈런을 내줘 1-1 동점을 허용했다. 2-1로 앞선 3회말에는 세사르 에르난데스에게 투런포를 맞고, 2사 후 호세 라미레스와 레예스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아 2-5로 벌어졌다. 시속 80마일 후반대 직구는 여지없이 맞아 나갔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던지는 공마다 장타로 연결됐다. 

김광현 본인이 가장 불만족한 하루였다. 그는 경기 뒤 "전체적으로 컨디션도 안 좋고, 커맨드도 안 되고, 제대로 된 구종도 하나도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았다. 오늘(29일)은 순전히 나 때문에 졌다. 다 맞을 공을 던졌다. 실투가 많이 나왔고, 내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은 땅볼을 유도할 수가 없었다. 구속이 너무 뚝 떨어졌다. 뜬공이 너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언론은 지난 시즌 39이닝을 통틀어 홈런 3개를 허용했던 김광현이 이날 난타를 당한 점에 주목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분석가 라이언 M. 스패더는 "김광현이 홈런더비처럼 던지고 있다"고 혹평했고, '디애슬레틱'의 케이티 우 기자는 "김광현은 지난 한 달 동안 견고한 제구와 함께 약한 타구를 유도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고 평했다.  

7월 이달의 투수를 노릴 만한 페이스였기에 더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경기 전까지 7월 등판한 4경기에서 4승, 25이닝, 평균자책점 0.72로 맹활약했는데, 마지막 등판에서 삐끗하며 최종 성적 4승1패, 27⅔이닝, 평균자책점 2.28로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덤덤하게 다음을 준비했다. 그는 "5실점 해서 졌는데. 7월 한 경기당 2점씩 줬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넘어가려 한다. 다음 달은 새로운 달이니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실점을 최소화하는 투구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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