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박찬호 야구 해설위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투머치토커'에서 '굿머치토커'로 변신을 꾀한 KBS 박찬호 야구 해설위원의 첫 올림픽 신고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6-5, 연장 10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숨막히는 접전으로 국민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스라엘에 3회 투런포를 내주고 4회 투런포로 만회한 한국은 이후 2점 뒤지고 있다가 7회 백투백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오지환이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전세를 역전했다. 그러나 9회 5-5 동점이 됐고, 연장 10회 밀어내기로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당초 2020 도쿄올림픽 야구를 향한 국민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의 금메달에 이어 13년 만에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렸다. 이에 KBS, SBS, MBC는 각각 박찬호, 이순철·이승엽, 허구연·김선우 등 내로라하는 선출 해설위원을 내세웠다.

특히 박찬호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중계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야구 중계 삼파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작심한 KBS의 의지가 엿보였다. 전 '코리아 특급'이자 현 '투머치토커'인 박찬호가 어떤 해설을 보여줄지 나날로 궁금증을 높아져갔다.

베일을 벗은 박찬호의 해설은 기대 이상이었다. 일각에서는 박찬호의 별명 '투머치토커'가 말이 많다는 뜻인 만큼, 그의 중계가 늘어지거나 지저분할 것이라 우려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앞서 군더더기 뺀 '굿머치토커'로 활약하겠다는 각오대로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자세로 적재적소 해설을 내놨다.

박찬호는 중계 내내 말을 절제하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말이 길어질 듯하면 이를 칼 같이 잘라낸 이광용 캐스터의 역할도 컸다. 이 캐스터는 박찬호가 최원준 선수의 등 번호 61번을 보고 LA에서 현역으로 뛸 당시를 회상하자 "옛날 생각이 나더라도 하면 안 된다"고 막는 등 독보적인 티키타카를 펼쳤다.

경험과 진정성을 녹여낸 해설도 신선했다는 평이다. 박찬호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노리는 최원준을 보고 마이너리거 시절을 언급하며 이해를 돕는 설명을 덧붙이는가 하면, 경기를 보면서 해설위원이 아닌 선배로서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탄력이 붙자 더는 말을 아끼지 못하고 '투머치토커'의 면모를 보여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다. 3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상파 3사가 중계한 한국·이스라엘전 통합 시청률은 19.2%다. 1위는 6.9%를 달성한 MBC에게 돌아갔고, SBS는 6.5%로 2위에 그쳤고, KBS는 5.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 제공|KBS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