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광희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다크호스 허광희(25, 삼성생명)가 이변을 꿈꿨으나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31일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플라자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케빈 코르돈(과테말라)에게 게임스코어 0-2로 패배했다.

허광희는 세계 랭킹 37위로 국제 무대에선 무명에 가까웠다.

지난 28일 조별 예선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랭킹 1위 모모타 겐토(일본)를 꺾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해 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허광희는 이 흐름을 이어 가려 했다. 그런데 토너먼트 첫 경기의 긴장감 때문인지 몸이 무거웠다. 코르돈의 높은 타점 스매시에 초반 고전했다.

7-14 더블스코어로 끌려갔고, 이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해 13-21로 첫 게임을 내줬다.

허광희는 강력한 스매시가 특기. 선제공격 기회를 주지 않고 먼저 공격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 필요했다.

2게임, 강타와 연타를 섞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네트를 넘기지 못하는 범실이 여러 번 나왔다. 4-10의 위기.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몸이 풀렸다. 드롭샷과 헤어핀이 정교해졌고 공격도 과감해졌다. 17-17 동점이 됐다.

하지만 승부의 분수령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 수 앞을 내다보고 미리 움직여 구석구석 찌르는 베테랑 코르돈에게 21점을 먼저 허용했다. 2게임 스코어 18-21.

허광희는 어릴 적 달리기가 빨랐다. 배드민턴 코치진에게 눈에 띄어 10살에 라켓을 처음 잡았다.

코로나 펜데믹 때문에 올림픽이 연기돼 기다림이 계속됐지만, 훈련을 반복하면서 힘든 것을 극복했다. 경기 전 "연습한 만큼만 하자"고 되뇌는 루틴을 갖고 있다. 이번에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질 수 있던 것도 훈련량에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무대 중압감 때문에 자기 실력을 펼치지 못했다. 이번 경험은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에서 딴 메달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손승모의 은메달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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