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감독(왼쪽)의 도쿄 올림픽 여정이 '요코하마 대참사'로 끝났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김학범호는 6월에 A대표팀과 삐걱였지만, 올림픽을 앞둔 담금질에 리그 차원에서 선수들을 대거 지원받았다. 중앙 수비 듀오도 도쿄 출국 하루 전에 박지수(26, 김천상무)로 변경했다. 안타깝지만 결과론적이다. 김학범 감독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31일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멕시코를 넘고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반에만 3실점, 총 6실점을 허용하면서 3-6 대참사를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보였던 원 팀과 조직력은 없었다. 킥오프 8분까지 멕시코를 몰아친 뒤에 선제 실점에 무너졌다. 

강한 체력에 타이트한 압박과 좁은 간격이 장점이던 대표팀은 없었다. 확실한 홀딩 미드필더 부재로 김진규와 김동현은 포백 보호에만 힘을 썼다. 2선에서 수비 지원은 느려 간격이 벌어졌다. 멕시코와 중원 싸움에서 완패하자 연속 실점이었다. 그나마 위안은 이동경의 왼발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아시안게임과 태국 방콕 U-23 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했다. 도쿄 올림픽 세대 밑그림을 착실하게 그렸기에 런던 이후 역대 최고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캘린더에 등록된 대회가 아니다.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구단에 의무 차출 조항이 없다. 올림픽에 보내고 싶지 않다면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프랑스, 루마니아 등 예선에서 굵직한 성적을 낸 팀이 반 토막이 된 이유다. 실제 루마니아는 소속팀 차출 거부로 자유계약대상자(FA) 혹은 임대 신분 위주로 팀을 꾸렸다.

다만 나라별 올림픽 대표팀이 가진 의미로 굵직한 스타들이 합류한다. 뉴질랜드도 몇 없는 국제 대회 이벤트에 총력전을 했고, 프리미어리그 번리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 우드를 와일드카드로 데려왔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도 A대표팀에 버금가는 의미가 있다. 어떤 레벨이라도 한국 국가대항전에서 축구 대표팀이 가진 팬층과 위상은 크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K리그 팀이 희생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있지만 6월 말 올림픽 대표팀 예비 명단에 보냈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대구FC 주전급에 24세 이하 비중이 꽤 있다. 하지만 주전급 대부분을 빼고 챔피언스리그를 치렀다. 천신만고 끝에 4팀 모두 16강에 진출했지만, 차출 의무가 없다는 걸 감안했을 때 대승적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팀에서 차출해 체력 훈련 위주 담금질을 했다. 김학범 감독이 성남FC 시절에 "승패가 상관없는 경기에 선수를 보내줄 순 없다. 징계할 테면 해라"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던 이유다.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이강인 등을 데려왔다. 그런데 이강인은 올림픽 본선 대비 훈련에서 처음으로 발을 맞췄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경쟁하는 만큼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짧은 시간에 팀에 녹아들기 어렵다.

김학범 감독과 거의 발을 맞추지 않았던 송민규까지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민재는 1% 확률을 기다리다 도쿄 출국 하루 전에 박지수로 선회했다. 팀 스쿼드 이름값은 높았지만, 출발부터 조직력은 물음표였다.

모든 퍼즐이 엇나갔다. 조별리그에서 와일드카드 권창훈을 왼쪽 측면에 배치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왼쪽 측면 선수를 돌려쓰다 김진야로 낙점했는데 멕시코처럼 8강 레벨에서 빛나지 않았다. 공수 밸런스는 뒤틀렸고 과부하가 걸렸다. 결과는 6실점 대패. 결국 대회 직전 급조한 조합이 요코하마 대참사를 낳았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