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31일 2020 도쿄올림픽 B조 조별리그 미국전에 나선 한국 선수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 마운드에 '홈런 주의보'가 내려졌다.

한국은 3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조별리그 B조 미국전에서 2-4로 패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2위(1승1패)가 돼 다음달 1일 A조 2위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이날 고영표는 3회까지 1피안타 완벽투를 펼쳤으나 4회말 1사 1루에서 트리스탄 케이서스에게 6구째 던진 낮은 체인지업이 우월 투런포로 연결되면서 2-1 역전을 허용했다.

고영표는 이어 5회말에도 2사 후 닉 앨런에게 1구째 낮은 커브를 던져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아슬아슬하게 넘어갔지만 점수는 올라갔다. 그는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안타를 맞은 뒤 교체됐고 고우석의 적시타 실점으로 승계주자가 득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2경기 5피홈런을 기록해 조별리그를 모두 마친 31일 기준 올림픽에 참가한 6개국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내줬다. 2경기에서 총 9점을 내줬는데 이중 홈런으로 준 점수만 8점이었다. 

29일 이스라엘전에서는 3회 원태인이 투런포, 6회 최원준이 투런포를 맞았고 5-4로 앞선 9회 오승환이 5-5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10회 승부치기로 향한 한국은 양의지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이 나와 겨우 이스라엘을 꺾었다.

개막전 1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가 열리는 요코하마스타디움은 홈플레이트부터 중앙 담장까지 118m로 작은 편이다. 5미터 짜리 높은 담장으로 짧은 거리를 커버하고 있지만 타구가 바람을 탈 경우 힘이 실린 타구가 넘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이 내준 5개의 홈런 중 오승환의 포크볼을 제외하면 모두 낮게 잘 들어갔다는 것도 한국의 투포수 배터리들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낮은 공도 퍼올려 담장을 넘길 만한 힘있는 타자들이 상대 라인업에 포진해 있다면 앞으로 이들을 상대할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셈이다. 

한동안 통했던 북중미 국가 상대 '잠수함 효과'도 고영표(2개), 최원준(1개)이 총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면서 의미를 찾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미니카공화국이 A조 조별리그 2경기에서 홈런이 1개도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을 꺾고 결승행의 희망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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