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드리스 엘바(왼쪽)와 제임스 건 감독.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이 영화가 DC 세계관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개봉을 앞둔 제임스 건 감독은 에너지가 넘쳤다. 마블스튜디오 최고 인기작 중 하나인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1·2를 연출한 그는 DC로 자리를 옮겨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리부트했다. DC 최악의 안티히어로들, 팀플레이가 불가능한 자살 특공대에게 맡겨진 규칙없는 작전을 그린 청불 액션물이다. 

이미 5년 전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연출한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있지만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떨떠름한 반응을 얻었던 터. DC로부터 캐릭터의 생사여탈권에 이르는 전권을 부여받다시피 하고 프로젝트에 탑승한 제임스 건 감독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잔혹한 피칠갑 액션과 짓궂은 유머, 매력적인 리듬감과 센스만점 OST가 어우러진 청불 엔터테이닝 안티히어로 무비로 완성시켰다.

2일 한국 기자들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건 감독은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같은 제목으로 리부트한 데 대해 "어떤 부담도 느끼지 않았다. 오리지널 코믹북의 팬이다. 원작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DC에서도 그렇게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첫 영화와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회부적응자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삼아 자신의 인생을 구제하면서 슈퍼히어로 영화와 다르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이 저에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웃음지었다. 

제임스 건 감독은 또 "이전의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전 영화의 그림자가 되길 바라지 않았다. 자체로 설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그런 점에서 다르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며 "출연진을 선택했다. 마고 로비, 바이올라 데이비스 등과 함께했다"고 부연했다.

현 시점, 마블히어로물과 DC히어로물을 모두 연출한 유일한 감독인 그는 "마블과 DC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재량권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이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북미에서는 R등급)였기 때문"이라며 "이전의 규칙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기에 재량권을 가지고 원하는 대로 마음대로 가지고 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블에서도 연출의 자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다. 마블의 경우 가족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이번에는 성인 관객이 대상"이라고 차이를 짚었다.

▲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 퀸(마고 로비).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매력적인 캐릭터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은 전편과 그대로 등장해 제대로 매력을 발산해 눈길을 모았다.

제임스 건 감독은 이에 대해 "할리퀸은 제가 생각하기에 만화 역사상 가장 대단한 캐릭터"라며 "1990년대 탄생했다.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과 견주어서도 뒤지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할리퀸은 코믹스의 원래 캐릭터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다"며 "마고 로비가 가장 적절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마고 로비보다 더 뛰어난 배우는 없다고 생각해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고 밝혔다.

더이상 조커의 그늘에 있지 않은 독립 된 안티히어로 할리퀸의 성장과 성숙을 인상적으로 그려낸 제임스 건 감독은 "할리퀸의 경우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다. 미치광이라는 걸 전제로 하고, 그러면서도 성장을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각본을 쓰면서 할리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만들면서도 그의 모습에 놀라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우 애정하는 캐릭터다. 광기 속에서도 스스로에 대해 배워가면서 성숙한다. 자신을 표출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광기로 보이겠지만 어떻게 보면 독창적인 방식의 성장이기도 하다. 이전에 없었던 자신 안의 선함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 출연진과 함께 포즈를 취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제임스 건(왼쪽에서 7번째) 감독.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할리퀸 외에도 DC 빌런 군단으로 이뤄진 매력적 캐릭터들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만의 재미. 가차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가운데서도 각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느껴지는 점도 포인트다.

제임스 건 감독은 "일단 DC 스토리를 영화화해 좋았다. 슈퍼 빌런이 정말 많다. 75년간 쌓인 슈퍼빌런의 보물창고"라고 즐거워 하며 "폴카닷맨처럼 무용해 보이는 캐릭터도 있다. 그림도 붙여놓고 조합해서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할리의 혼돈스러운 성격이 어디서 나오겠다, 피스메이커(존 시나)는 어디서 나오겠다,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는 어디서 나오면 짝이 맞겠다"하면서 짝을 지우는 식이다. 폴카닷 맨은 인터넷을 뒤지며 가장 멍해보이는 빌런을 찾았고, 킹샤크는 코믹스 원작보다 지능을 떨어뜨렸다.

다채로운 캐릭터가 잘 융합될 수 있는 것은 그가 "액션과 코미디도 중요하지만 스토리도 중요하다. 이건 캐릭터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 제임스 건 감독은 "유대관계를 만들지 못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라며 "블러드스포트 경우 인류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남성성에 대해서도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자신의 취약성을 느끼게 되고 세상을 향해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여정을 겪으며 세계를 보는 눈이 바뀐다. 그러며 다른 캐릭터에게도 변화를 주게 된다"고 부연했다.

또 "저에게는 캐릭터를 넣었을 때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했다. 캐릭터에 이유가 없으면 바로

▲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현장의 제임스 건 감독.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거해버렸다"며 "모든 캐릭터는 영화에 들어가는 이유가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에는 자연적인 스토리가 있고 그래서 균형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티히어로가 주인공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처럼 소외되거나 타락한 인물에게 관심을 두는 이유로 성장환경을 꼽기도 했다. 그는 "어려서 자란 성장환경을 보면 정상적인 아이로 여겨졌지만 그랬음에도 소외됐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런 소외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그런 소외된 인간상에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소외된 사람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한다고 생각해 표현하려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선하거나 좋은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더라도, 선한 사람도 많은 일을 겪다보면 안티 히어로가 될 수도 있고, 안티 히어로의 안에도 다양한 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표현하게 되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기자회견 말미 "한국 영화가 가진 마법을 여기 미국에 적용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은 제임스 건 감독은 "한국영화는 장르를 잘 섞고 혼합해 매력적인 영화를 만든다. '기생충', '괴물'의 경우도 그렇다. 액션 영화를 보면 특유의 분위기와 장르가 있다. 그런 분위기를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가져오려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블록버스터나 스펙터클한 영화가 서로 자기복제가 되어가고 있다. 같은 반전, 비슷한 캐릭터가 나온다. 서로간의 개성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으며 "나도 나만의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영화를 만들게 됐을 때 그 점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건 감독은 "한국영화, 홍콩영화, 일본영화를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그래서 제 영화를 좀 더 촘촘하고 밀도있게 만들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며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3'으로 꼭 한국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 제임스 건 감독.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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