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왼쪽)과 박해민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3년 전 병역 특혜 논란의 주인공들이 이제는 요코하마의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유격수 오지환(31, LG 트윈스)과 중견수 박해민(31, 삼성 라이온즈)의 이야기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경기마다 박수를 받고 있다. 두 선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병역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서서 온갖 비난을 받았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할 때도 곱지 않은 시선을 감수해야 했고, 결국 실력과 의지로 비난을 응원으로 바꿨다.     

오지환은 일본으로 향하기 전부터 마음가짐이 대단했다. 평가전을 치르다 왼쪽 턱 부근이 4cm 정도 찢어져 5바늘을 꿰맸는데도 끄떡없었다. 김경문 한국 감독이 오지환의 투지에 "감동했다"고 할 정도였다. 오지환은 2일 치른 이스라엘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5회말 상대 투수 알렉스 카츠가 던진 공에 손등을 맞고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박해민은 출루율 0.579를 기록하며 왜 부동의 1번타자인지 증명하고 있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될 정도로 바삐 뛰어다니고 있다. 타격감도 빼어나다. 조별리그부터 녹아웃 스테이지까지 4경기에서 14타수 6안타(타율 0.429), 5볼넷, 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김현수(0.444)에 이어 대표팀내 2위, 볼넷은 가장 많이 골라냈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한국이 2일 이스라엘을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로 꺾고 준결승전에 선착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오지환은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박해민은 1번타자 중견수로 나서 2타수 2안타 3볼넷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오지환은 1-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중월 투런포를 날리며 3-0으로 거리를 벌렸다. 경기 초반 한국이 흐름을 타는 한 방이었다. 박해민은 4-1로 앞선 5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며 6-1로 거리를 벌렸다. 5회말 대거 7점을 뽑으며 빅이닝을 만드는 발판이 된 한 방이었다. 

준결승행이 확정되자 오지환은 그동안 마음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국가대표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3년 전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힘든 것을 티 내고 싶지 않다. 국가대표다운 선수가 되고, 승리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며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행동들이 충분히 설명되는 말을 남겼다. 

한국은 앞으로 2승을 더 거두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다. 두 선수는 대회 마지막 순간까지 '요코하마의 영웅'으로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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