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수원 kt전에서 완패한 SSG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도쿄올림픽 휴식기는 SSG에 대체로 호재로 여겨졌다. SSG는 전반기 막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리그 중단을 가장 강력히 반대한 구단 중 하나였지만, 이는 구단의 원칙론에 근거한 것일 뿐 팀 사정을 생각하면 오히려 찬성하는 게 나은 구단이었다.

전반기 세 명의 핵심 선발투수(문승원 박종훈 르위키)의 부상 이탈 속에 마운드를 돌려 막아야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던 SSG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승률이 폭락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성공이었다. 이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시점에서 거의 한 달이나 이어진 올림픽 휴식기는 팀 전략을 가다듬고, 팀 전력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당황스러울 정도로 추락 중이다.

SSG는 리그 일정 재개 이후 24일까지 10경기에서 2승6패2무(.250)에 머물렀다. 이는 10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은 승률이다. 심지어 최약체로 뽑히는 리그 최하위 한화(3승6패3무)보다도 못한 성적이었다. 단순한 불운일리는 없다. 다 이유가 있다. SSG의 후반기 지표를 보면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 

SSG는 24일까지 후반기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71을 기록했다. 리그 9위다. 볼넷이 조금 줄었다는 것은 위안이었지만 팀 피안타율은 0.290으로 압도적인 꼴찌였다. 1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2번에 불과할 정도로 선발진이 힘겨웠고, 불펜도 결정적인 순간 근소한 리드를 지킬 힘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팀 타율은 0.252로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그것이 득점(43점)으로 잘 이어지지 않았다. 출루율(.323)은 리그 8위였다. 홈런(12개)을 제외한 나머지 지표에서 그렇게 긍정적인 부분이 없었다. 

24일 대구 삼성전과, 후반기 11번째 경기였던 25일 수원 kt전은 팀 경기력이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24일 경기에서는 1회부터 6점을 뽑으며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경기였다. 여기서 마운드가 실점을 최소화하거나, 타선이 1~2점만 조기에 더 추가할 수 있으면 삼성의 백기를 받아낼 수도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타선은 철저하게 침묵했고, 오원석이 부진하며 빡빡한 경기를 펼쳐야 했다.

8회 승부수가 적중하며 8-5로 앞선 상황에서 9회에 돌입했지만 추가점 찬스를 놓쳤고, 9회 마무리 서진용이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서진용의 투구 내용도 문제였지만 수비 실책이 나왔고, 보이지 않는 실책성 안타가 나오는 등 수비도 문제이긴 마찬가지였다. 

25일 수원 kt전에서는 상대 선발인 소형준에게 철저히 묶였다. 그간 소형준에게 너무 많이 당한 SSG라 이번에는 뭔가의 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철저히 외면했다. 타선은 단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무엇에 포커스를 두고 팀이 타격 방향성을 가져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경기였다. 마운드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최민준은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역시 경기 초반 실책이 나왔다. 

1회 6점을 얻은 경기를 내주고, 상대 선발에 저항 한 번 못해보고 철저하게 끌려가는 경기가 쌓이고 쌓이면 더 큰 문제가 있다. 향후 상대 팀이 보는 SSG의 이미지와도 큰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 뒤진다고 해도 SSG의 약점을 생각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들이 많아진다.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는 게 바로 전형적인 약팀이다. 굳이 멀리 돌아보지 않아도 된다. SSG의 지난해가 딱 그랬다. 다시 돌아갈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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