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부진이 더 도드라지고 있는 SSG 제이미 로맥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의 장수 외국인 타자인 제이미 로맥(35)은 올 시즌 좀처럼 타율을 반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올라오겠지, 올라오겠지” 하다가 벌써 시즌 막판에 왔다.

15일까지 99경기에서 19개의 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0.228다. 출루율과 장타율 등 다른 지표들이 각광받는 시대라고 해도, 이 정도 타율이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타격 생산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여전히 ‘안타’에서 출발하는 모든 파생품들이기 때문이다.

타율이 낮아도 중요한 순간 안타가 많다면 타점이 많아지고, 인상도 그나마 좋아질 수 있다. 로맥이 더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이 가뜩이나 낮은 시즌 평균보다도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은 0.237, 주자가 있을 때는 0.218, 그리고 득점권에서는 0.187이다. 득점권 타율이 너무 떨어지니 오히려 ‘실패’에 대한 인상이 더 강하게 남는다.

득점권 타율에서도 눈여겨볼 것은 ‘2사 후 득점권 타율’이다. 2사 득점권 상황은 투수와 야수 모두에게 기회가 있는 특이한 상황이다. 야수는 기본적으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찬스다. 하지만 투수도 한 타자만 아웃시키면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 상황을 얼마나 잘 살리고,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숱하게 많다.

SSG는 올 시즌 2사 후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0.223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245)보다 떨어진다. 올 시즌 좋은 팀 OPS(출루율+장타율)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답답함을 해갈하지 못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도 로맥은 특별히 이 상황에 약했다. 2사 후 득점권 상황이 총 53번 돌아왔는데, 타격을 한 42번 중 안타는 단 4개밖에 없었다. 타율은 0.095다. 차라리 충격이다.

1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도 두 차례의 2사 후 득점권 상황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3회에는 삼진을 당했고, 5회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팀이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모두 로맥에서 끊겼다. 

결국 7회에는 SSG 벤치도 움직였다. 4-6으로 뒤진 7회 2사 만루 기회가 오자 벤치는 로맥 대신 대타 고종욱을 썼다. 고종욱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자신의 몫을 다했다. 팀은 이 득점을 발판 삼아 9-6 역전승을 거두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로맥으로서는 생각이 많았을 법한 하루였다.

2사 후 득점권에서 안타를 치면 타점을 올릴 확률이 높다. 반대로 아웃카운트를 적립하면 곧바로 공수 교대가 이뤄지며 중계에서는 광고가 따라 붙는다. 광고가 한 번씩 나올 때마다 로맥의 재계약 확률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SSG가 기다리는 반전은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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