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선수로는 첫 20도루에 도전하는 SSG 추신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신체능력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록 중 하나가 바로 도루다. 나이를 먹어도 기술로 커버할 수 있는 분야도 있지만, 발이 느려지는 건 좀처럼 만회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야구 역사상 최고의 ‘대도’로 불리는 리키 핸더슨도 40대에 들어서는 도루 개수가 급감했다.  만 39세 시즌에도 66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하는 듯했지만, 40세 시즌에는 37개, 41세 시즌에는 36개, 42세 시즌은 25개로 계속 줄었다. 핸더슨이 마지막 2년간 기록한 도루의 총합은 102경기에서 단 11개였다. 

KBO리그의 대도들 또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종범은 마지막 6시즌에서 한 번도 12도루 이상을 성공하지 못했고, 전준호도 마지막 470경기에서 성공한 도루는 67개로 1995년(69도루) 한 시즌만 못했다. 매년 20개 정도씩 적당히 성공시켰던 선수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도 횟수 자체가 급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올해 KBO리그에는 이 흐름을 ‘역주행’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추신수(39·SSG)다. 추신수는 1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3회 도루를 성공시켰다. 한화 포수 최재훈이 포구시 잠시 방심하는 사이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어 2루에 들어갔다. 추신수의 시즌 18번째 도루였다. 이대로라면 시즌 20도루 고지는 무난하게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신수에게 3할이나 30홈런, 출루율 4할을 기대한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20도루를 기대한 사람은 이에 비해 훨씬 적거나 없었을 수도 있다. 발이 엄청 빠른 유형의 선수는 아니고, 도루가 전문 분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기술로 도루를 채워 넣고 있다. 상황 판단에 능하고, 상대 투수들의 타이밍을 재는 눈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으면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는 결단력도 뛰어나다. 실제 추신수의 도루를 보면 여유 있게 서서 들어가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이런 추신수는 KBO리그의 40대 도루 기록을 이미 다시 썼다. 추신수에 앞서 40대 선수 최다 도루 기록은 2008년 전준호(당시 우리 히어로즈)의 16도루(114경기)였다. 전준호는 KBO리그 통산 549도루를 성공시킨 이 분야의 최고 장인이다. 그런 전준호의 기록마저 추신수는 넘어섰다.

40대에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시킨 선수라고 해봐야 추신수와 전준호를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 프랑코(삼성)가 2000년 12도루를 기록했고, 이종범(KIA)이 2009년, 백인천(MBC)이 1982년 11도루씩을 기록했다. 추신수가 20도루를 기록하면 40대 선수로는 최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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