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폭력 혐의로 시즌아웃된 트레버 바우어는 LA 다저스에 여러 고민을 안기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워싱턴과 대형 트레이드를 벌여 맥스 슈어저와 트레이 터너를 동시에 영입했다. 두 선수는 이적 후 다저스 전력의 기둥으로 자리 잡으며 내준 유망주들의 아쉬움을 지우고 있다.

특히 슈어저는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 중이다. 슈어저는 27일(한국시간)까지 다저스 이적 후 10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이 10경기에서 슈어저는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43의 압도적인 성적을 뽐냈고, 다저스는 슈어저가 등판한 10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만 3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량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게 정상이다.

슈어저는 2015년 워싱턴과 7년 총액 2억10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올해는 이 7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즉, 슈어저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효과를 톡톡히 본 다저스는 슈어저 잔류전에 뛰어들 것은 확실시된다. 기량을 증명했고, 2~3년 정도는 더 정상급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은 이번 트레이드 효과가 단순히 그라운드 내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슈어저를 영입하면서 그의 몸 상태와 장점을 가까이 살필 수 있었고, 이는 올 시즌 뒤 FA 시장에서의 판단에도 도움을 준다는 게 프리드먼 사장의 논리다. 또한 슈어저도 다저스의 문화와 팀 조직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다저스가 슈어저를 잡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유력 매체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트레버 바우어의 존재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26일(한국시간) 점쳤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뒤 올해 다저스와 3년 계약을 맺은 바우어는 현재 여성 폭력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6월 29일이 마지막 등판이었으며 휴직이 계속 연장된 끝에 시즌아웃이 확정됐다.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모든 이야기는 바우어로부터 시작된다. 바우어가 입건되지 않았다면, 슈어저는 현재 다저스 소속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바우어의 이탈로 로테이션이 헐거워진 다저스가 선발 영입을 마음먹었던 만큼 이는 일리 있는 주장이다. 결국 슈어저의 잔류 여부는 바우어의 복귀 여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게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의 전망이다. 돈 때문에라도 그렇다.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바우어는 징계도 받지는 않은 상태로, 다저스로부터 연봉을 다 받고 있다. 바우어는 3년 총액 1억200만 달러에 계약했으며 내년 연봉은 무려 4500만 달러다. 다저스가 부유한 팀이기는 하지만, 사치세 때문에라도 쓸 수 있는 돈이 무한정은 아니다. 바우어에게 4500만 달러를 지불하면서, 슈어저에게 또 하나의 대형 계약을 안겨주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코리 시거, 켄리 잰슨 등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FA로 풀린다. 이 선수들을 잡으려면 또 돈이 든다.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바우어가 내년에도 돈을 받거나, 로테이션 자리를 고수하거나, 혹은 둘 다일 경우는 슈어저의 재계약이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점쳤다.

차라리 바우어가 징계를 받아 연봉 지불 의무가 사라진다면 낫다. 혹은 바우어가 무죄를 인정받아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다면 슈어저의 필요성은 조금 떨어진다. 그러나 지금의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지면 다저스로서는 이래나 저래나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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