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오재원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아직 생각해보진 않았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9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베테랑 2루수 오재원(36)의 현재를 이야기했다. 오재원은 지난달 22일부터 한 달 넘게 2군에 머물고 있다. 2군에서도 많은 경기에 나서진 않았다. 9월 한 달 동안 두산 2군이 치른 16경기 가운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0(1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오재원의 1군 콜업 여부와 관련해 "아직 생각해보진 않았다. 여기(1군) 선수들로 잘하고 있다. 오재원이 2군 경기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아직 판단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막을 앞두고 오재원은 주전 2루수로 재도약을 다짐했다. FA 재계약 첫해인 지난 시즌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85경기 출전에 그친 게 첫 번째였다. 커리어 통산 3번째로 적은 경기에 나선 시즌이었다. 초반에 좋았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타율 0.232(155타수 36안타), 5홈런, 27타점에 그친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2루수 경쟁을 펼쳤던 최주환이 SSG 랜더스로 FA 이적하면서 당장 오재원에게 기대할 몫이 커졌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 중심을 잡으면 보상선수로 영입한 박계범과 강승호가 뒤를 받치는 그림을 그렸다. 상황에 따라서는 1루수로도 기용할 생각이었다. 1루수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하면서 양석환을 급하게 트레이드로 데려왔지만, 어느 정도 결과를 낼지는 시즌을 치러봐야 알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뜻대로 상황이 풀리지 않았다. 오재원은 개막 1주일 만에 흉부 타박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는 박계범이 치고 나오면서 오재원의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5월 이후로는 강승호까지 가세해 더더욱 경기에 나설 기회가 줄기 시작했다. 올 시즌 두산은 116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재원은 44경기 출전에 그쳤다. 대수비나 대타로 드문드문 나간 경기에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타율 0.171(70타수 12안타), OPS 0.448, 5타점으로 2007년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두산 내야진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3루수는 허경민, 유격수는 김재호 박계범 안재석, 2루수는 박계범 강승호 안재석, 1루수는 양석환이 상황에 따라 기용하고 있다. 이 선수들로도 충분히 경기를 잘 풀어가고 있기에 김 감독은 오재원을 부르지 않고 있다.

오재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두산은 7년 연속 가을야구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9월 승률 0.696(16승7패3무)를 기록하며 7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오재원 기용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오재원은 포스트시즌 통산 87안타로 현역 최다 기록 보유자다. 그만큼 빅게임 타자로 꾸준히 강한 인상을 남겼다. 부진한 정규시즌을 보냈던 2019년과 2020년 가을에도 꼬박꼬박 데일리 MVP와 시리즈 MVP로 선정됐을 정도다.   

일단 시즌이 끝나기 전에 오재원이 1군에서 뛸 수 있는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관건이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오재원을 부를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판단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나중에 어떻게 운영할지 생각해보려 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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