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그 많던 도루는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도루 2,505개가 나왔다. 1974년 2,488개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경기당 도루는 0.52개에 불과하다. '대도' 빌리 해밀턴을 보유한 신시내티가 134도루로 1위인 반면 팀 200홈런을 꾸준히 넘기고 있는 볼티모어는 지난해 도루가 44개에 그쳤다.

미국 'ESPN'에 따르면 한 아메리칸리그 구단 고위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을 그 이유로 꼽았다.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찍고, 또 분석할 수 있다. 투수들은 빠른 템포로 던지는 것이 주자를 효과적으로 묶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도루를 막는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야구 기술의 발전, 빠른 투구와 짧아진 팝 타임(도루 저지를 위한 포수의 송구가 내야수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만이 도루를 줄인 것은 아니다. 도루 성공률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72.0%에서 74.2% 사이를 오갔다. 안정권에 있던 도루 성공률은 지난해 70.3%로 2014년에 비해 2.8%P 낮아졌다. 

'ESPN'은 많은 팀이 도루보다 다른 방법으로 승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가 도루를 밀어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은 도루 시도가 득점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빈스 콜맨은 1985년 메이저리그 데뷔와 함께 110도루(25도루자)를 기록하며 신인왕이 됐다. 지금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주루 코치로 일한다. 화이트삭스는 지난 시즌 팀 도루가 68개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753도루로 이 부문 역대 6위에 오른, 6년 연속 내셔널리그 도루왕을 차지했고 이 가운데 4번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던 도루의 달인은 이 뛰지 않는 시대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는 'ESPN'과 인터뷰에서 세이버메트릭스의 발전이 도루를 줄였다는 의견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했다. 그는 "우리 때는 투수들의 습관을 관찰하고 머릿속에 넣는 것이 중요했다. 그게 우리의 세이버메트릭스였다"며 많은 도루를 기록한 비결을 이야기했다.

여기서 시작된 구단의 인식 변화가 지도자들에게도 스며들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마이너리그 야수들은 늘 타격에 자신감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출루하면, 베이스 위에서 아웃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과 싸우게 된다. '첫 아웃을 3루에서 당하지 마라, 직선타에 더블플레이를 당하지 말아야 한다'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이래선 도루를 시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콜맨은 발보다 머리, 가슴으로 뛰어야 좋은 주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요즘 야구 선수들이 과감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리드부터 소극적이라는 이야기다. 또 스텝부터 애초에 뛰지 않겠다는, 베이스 위에서 죽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선수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배터리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아 오는 주자를 키워 내길 원했다. 콜맨은 "배터리는 피치 아웃을 시도할 수도 있고, 열 번이나 연속으로 견제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나는 늘 초구나 2구에 뛰었다. 투수들에게 영향을 끼쳤겠느냐고?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 빈스 콜맨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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