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병규(42, LG 트윈스)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안정된 제구를 자랑한 상대팀 선발투수와 노련한 수 싸움을 벌이며 안타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여전히 뛰어났다. 이병규는 '적토마'로 불리던 시절의 운동 능력은 사라졌지만 대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수를 괴롭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병규는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시범경기서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6일 한화전에서 시범경기 첫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최근 2경기 6타수 3안타로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LG는 5-6으로 졌다.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이병규는 kt 선발투수 정성곤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렸다. 볼카운트 1-2로 몰린 상황에서 정성곤의 바깥쪽 패스트볼 2개를 연속으로 커트하며 노련한 수 싸움을 벌였다. 이후 볼 한 개를 골라 내며 볼카운트를 2-2로 만든 뒤 정성곤의 종으로 떨어지는 8구째 커브를 공략해 1루를 밟았다.

4회 1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날려 1, 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정상호가 중전 안타를 때리면서 2루 주자 채은성이 홈을 밟았다. 팀이 첫 득점을 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54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4년 시즌부터 잦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그라운드보다 재활군에 머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또 젊은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며 입지가 많이 흔들렸다. 올 겨울 양상문 LG 감독이 젊은 야수 유망주를 중심으로 한 발 더 뛰는 야구, 기동력을 살린 스피드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해 은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한화와 경기에서 1군 복귀를 신고한 뒤 3경기에서 타율 0.333(9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이병규는 현역 생활 연장과 은퇴 갈림길에 서 있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2016년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야수 경쟁력과 베테랑의 리더십을 함께 보일 필요가 있다.

[사진] 이병규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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