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배정호 기자·글 이교덕 기자] 김관욱(26, 국군체육부대)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레슬링 자유형 남자 86kg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준결승전에서 이란의 메이삼 모스타파 조카르에게 졌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장펭을 이겼다.

김관욱은 9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 금메달이 목표였다. 군대에 가지 않고 운동에 전념하고 싶었는데…"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친 김관욱은 지난해 1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그런데 이게 그에게 좋은 약이 됐다. 국군체육부대에서 실력이 단단해졌고 강한 군기도 얻었다.

지난해 11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 대표 1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9일 강원도 양구군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2차 선발전에서도 정상에 올라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김관욱은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고 싱글벙글했다. "입대 후 훈련하면서 체력이 좋아지고 강한 군기도 들었다. 군대 오길 잘했다"며 "더운 날씨에 60만 국군 장병 여러분께서 고생이 많다. 그들을 대표해 올림픽에 나간다. 꼭 메달을 따오겠다"고 외쳤다.

상병 김관욱은 "충성" 거수경례도 빼먹지 않았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남자 74kg급 국가 대표가 된 '상병' 김관욱은 "60만 국군 장병을 대표해 금메달을 따오겠다"면서 거수경례했다. ⓒ스포티비뉴스
남은 두 달 동안 더 보완할 것은 체력이다. 이날 준결승전에서 체력전으로 나온 권혁범에게 위기를 맞았다. 1회전에 7-1로 앞서고 있다가 2회전에서 4점을 빼앗겼다. 막판 4점을 보태고 달아나지 못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김관욱은 "권혁범이 워낙 체력이 좋아 힘들었다. 고비인 준결승전에서 이겨 태극 마크를 따게 됐다"면서 "아시아에선 나도 체격이 큰 편이지만 유럽 강자들은 나보다 키와 체격이 큰데 같은 체급이다. 맞설 무기는 체력이다. 남은 기간 체력을 더 보완해 레슬링에서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박장순 현 감독 이후 레슬링 자유형에서 금메달이 없다. 김관욱은 "자유형에 강자가 많아 (금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관욱은 오는 8월 리우 올림픽을 마치고 두 달 뒤 면 전역한다. 그에게 태릉선수촌 생활과 군 생활 가운데 무엇이 더 힘든지 물었다. 그는 다른 말 없이 "점호는 빠지게 돼 좋다"고 슬쩍 웃었다.

8일과 9일 열린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그레코로만형 3명과 자유형 2명으로 구성된 레슬링 국가 대표 5명이 모두 결정됐다. 그레코로만형 75kg급 김현우와 66kg급 류한수, 59kg급 이정백, 자유형 86kg급 김관욱과 57kg급 윤준식이 오는 8월 브라질로 간다.

우리나라 레슬링은 올림픽 효자 종목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우리나라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금메달 11개와 은메달 12개, 동메달 12개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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